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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2.27 (양평) 청계산(658m), 부용산(366m), 하계산(326m)

산행일시: 2015년 2월 27일 금요일 (맑음+바람 조금)
산행코스: 국수역 ~ 형제봉 ~ 청계산 ~ 부용산 ~ 하계산 ~ 양수역
산행거리: 14.3km
산행시간: 09:15 ~ 16:30
등산지도: 

 

춘천 드름산을 갈까 했는데 반짝 추위가 온단다.

춘천은 아무래도 더 춥겠지?

그래서 양평으로 산행지를 바꾸었다.

날이 따뜻해지면 길이 녹아 질척해져서 산행하기가 불편한데 춥다고 하니 육산을 산행하기는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국수역에 도착하여 준비를 하고 청계산으로 출발하였다.

작년 한참 무더운 여름날 형제봉에 갔었다.

청계산, 부용산, 하계산 종주를 한다고 하여 공지를 올린 대장에게 세 번이나 확인을 하고 참석했는데 형제봉만 올랐다가 부용산으로 가는 도중에 신원역으로 하산하였다.

혼자서라도 가려고 했지만 대장이 허락을 하지 않아 할 수 없이 신원역으로 내려갔는데 얼마나 아쉽고 허탈하던지.

언젠간 꼭 다시 가리라 마음먹고 있다가 6개월 만에 이렇게 가게 된 것이다.

신촌리 등산로 입구에서 3km 정도 오르면 형제봉이다.

약수터를 지나서 두 번 정도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한 여름 무더위에 지쳐서 비몽사몽 오르던 길을 싸늘한 날씨 덕에 쌩쌩하게 오른다.

형제봉에 올라서니 남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어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미세먼지를 날려버린 덕분에 아주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망이 볼만하다.

형제봉 정상의 예쁜 소나무들도 그대로이다.

 

형제봉 정상

기온이 오르면 언 땅이 녹아 미끄러운 진흙이 될까 싶어 부랴부랴 청계산으로 향하였다.

12시 이전에 부용산으로 가는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야 할 텐데.

청계산까지는 1.8km.

막판 급경사를 빼면 순탄한 등로이다.

 

청계산 정상

청계산 정상에 올라서니 사방이 뺑 둘러 산이다.

멀리 용문산과 양평의 마터호른이라는 백운봉이 보인다.

 

작년에 양평역에서 시작하여 백운봉까지 왕복 산행을 하였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백운봉에서 용문산 가섭봉까지 가보고 싶다.

청계산 정상에서 다시 형제봉으로 되돌아가서 부용산으로 향하였다.

형제봉에서 부용산까지는 3.5km 정도이다.

형제봉을 조금 지나 부용산으로 향하는 길에 급경사 내리막이 나온다.

작년 여름에 왔을 때 흙먼지 풀풀 날리는 그 길을 미끄러지며 내려가느라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땅이 녹기 전에 내려갈 수 있기를 기도했는데 몇 군데 녹기는 했지만 다행히 아직은 괜찮다.

이쯤이면 거의 다 내려왔겠지 싶은 지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바른 곳에서 상하이짬뽕밥을 먹고 과자와 커피로 마무리 지었다.

개인 산행을 하면 약속 시간에 산행을 끝마쳐야 하다는 부담감이 없으니 여유가 있어서 좋다.

같은 시간 동안 산행을 하더라도 훨씬 마음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오늘도 여유로운 힐링 산행을 한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부용산으로 향하였다.

신원역으로 빠지는 고개가 두 군데 나오고 두 번의 오르막을 지나면 부용산이다.

 

부용산 정상

이정표에 부인당이라고 쓰여 있던데 부인당이 뭐지?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았다.

연꽃을 닮아 부용산이라고 하는 이 산을 마을 사람들은 부인당이라고 부른다는데 여기에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단다.

옛날 어느 대갓집 주인이 색시를 얻었는데 첫날밤에 방귀를 뀌자 부정하다며 쫓아냈다.

쫓겨난 여자는 부인당 자리에 혼자 살았는데 첫날밤 인연으로 아들을 낳았다.

어느덧 아이가 자라나서 왜 자기한테는 아버지가 없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방귀에 얽힌 한 맺힌 사연을 들려주었다.

그러자 아이는 봇짐을 싸들고 본가를 찾아가서 크게 소리를 쳤다.
“저녁에 심어서 아침에 따 먹는 오이 사세요!”
주인이 나오더니만, “이 엉터리 같은 녀석아, 세상에 그런 오이가 어디 있어?”라고 말했다.
“네. 방귀를 한 번도 안 뀌는 사람이 심으면 분명히 아침에 오이를 땁니다요.”
“허허, 이놈아! 세상에 방귀를 안 뀌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이냐!”
그러자 아이가 정색을 하면서, “그런데 왜 우리 어머니를 쫓아내신 거지요?”라고 물었다.
주인은 아이가 자기가 쫓아낸 아내가 낳은 아들임을 알고,

그 영특함에 탄복해서 산속에 살던 아내를 다시 집으로 불러들여 함께 살았다고 한다.

(일설에는 본가에서 불렀으나 여자가 돌아가지 않고 산에서 살다 죽어서 부인당 자리에 묻혔다고도 한다.)

그래서 부용산을 부인당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생리적인 현상까지도 남녀 차이가 존재했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부용산 정상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두물머리가 내려다보였다.

 

맞은편으로는 운길산과 산 중턱에 있는 수종사가 보인다.

 

마음껏 경치를 즐기고 하계산으로 갔다.

부용산에서 하계산까지는 1.2km 정도만 가면 된다.

 

하계산 정상

하계산에서는 운길산과 북한강이 가깝게 보인다.

 

이제 이곳에서 여유로운 산길을 3km 정도 내려가기만 하면 양수역이다.

오늘 산행 거리 14.3km.

14km가 마지노선이던 내가 어느덧 14km 정도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오늘 산행 코스가 별로 어렵지 않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만큼 내 체력이 강해진 것 같아 뿌듯하다.

그와 더불어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유연하고 강해진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하다.

산이 내게 준 선물이다.


* 2014년 8월 30일 (양평)청계산 형제봉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751

 

2014.08.30 (양평) 청계산 형제봉(508m)

산행일시: 2014년 8월 30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국수역 ~ 형제봉 ~ 신원역 등산지도: 양평에도 청계산이 있다고 하여 따라나섰다. 국수역에서 전철을 내려 산행 들머리까지 도로를 따라간다.

blo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