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6월 19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도선사 ~ 입술바위 ~ 낭만길 ~ 용암문 ~ 대동문 ~ 칼바위능선 ~ 칼바위 공원지킴터 ~ SK북한산시티아파트
산행거리: 10.1km
산행시간: 11:30 ~ 17:10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낭만길>을 간단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런 길이다.
실제로도 이름만큼 아름다울까?
호젓하고 아름다운 숲길을 상상하며 산행을 나섰다.
4호선 수유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도선사 주차장으로 갔다.
우이분소 아래 버스 주차장에서 도선사 주차장까지는 2km 정도이다.
도선사 셔틀버스 외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택시를 타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걸어가야 한다.
간혹 절에 가는 냥 셔틀버스를 타기도 한다지만 잘못하면 욕만 먹는단다.
3~4명이라면 그냥 맘 편하게 택시를 타는 것이 낫다.
수유역에서 도선사 주차장까지 7,000원 나왔다.
도선사 일주문을 지나 쭉 걸어가면 도선사가 나온다.
꽤 큰 절이다.
공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도선사 왼쪽으로 용암문 공원지킴터가 있고 바로 그 옆에 도선교가 있다.
도선교를 건너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도선사 일주문
용암문 공원지킴터
도선교
울창한 숲길을 따라가면 김상궁 사리탑이 나온다.
김상궁 사리탑
바위 가운데 있는 구멍에 사리를 모셨었단다.
그런데 상궁 몸에서도 사리가 나오나?
이 김상궁 사리탑 왼쪽에 입술바위로 가는 비탐 길이 있다.
밧줄을 넘어가면 뚜렷한 등산로가 보인다.
등로는 왼쪽으로 휘어져 잠깐 올라갔다 내려가는데 그곳에 무당골 제단이 있다.
무당골 제단
제단을 통해 직진하여 가다 보면 계곡인지 너덜 지대인지를 만난다.
이 바위 지대를 올라가야 한다.
바위 지대를 올라가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입술바위가 나온다.
입술바위
세상에나!
이 산 중에 이런 바위가 있다니!
나무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입술 왼쪽 아래에 꼭지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입술은 분명 여자 입술이라고 한다.
뭐, 꼭지가 없더라도 척 보면 육감적인 여자 입술이다.
이거 혹시 김상궁 입술?
모두들 입술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한참 시간을 보낸 후 입술바위 오른쪽으로 올라갔다.
바위 옆으로 가파르게 올라간 후 왼쪽으로 가다가 다시 만나는 바위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간다.
사실 입술바위 이후로는 길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대장님도 왔다 갔다 하시며 길을 찾아갔다.
힘들다고 난리지만 나야 그동안 갈고닦은 알바의 실력이 있으니까 이런 길 가는 건 문제가 없다. ㅋㅋㅋ
가다 보면 제대로 만든 샘터도 나온다.
한국 ALPS 산악회 샘터
이렇게 가물은 때에도 물이 있으니 상당히 좋은 샘터이다.
계속 치고 오르면 왼쪽으로 전망 바위가 나온다.
전망 바위에 올라서면 도봉산과 수락산, 불암산이 보인다.
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인지 시야가 과히 깨끗하지는 않다.
대장님께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하신다.
이제부터 <낭만길>이 시작된단다.
모두들 그 말에 얼마나 아름다운 길이 나올는지 기대를 했다.
<낭만길>이란 만경대와 용암봉 아래 8부 능선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하지만 <낭만길>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그다지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다들 이게 무슨 <낭만길>이냐며 투덜거렸다.
가파른 경사면에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몇 군데 위험한 구간도 있었다.
등로는 분명한데 지나온 전망 바위까지 올라오는 길보다 더 길이 안 좋은 것 같았다.
낭만적일 새도 없이 부지런히 대장님을 따라가니 용암문 바로 아래에서 법정 탐방로와 만났다.
용암문
산성을 따라 대동문 쪽으로 가면서 사람들이 이런 게 진짜 <낭만길>이라고 한다.
듣고 보니 그러네. ㅋㅋ
언제 봐도 운치 있는 대동문을 지나 보국문 쪽으로 간다.
대동문
대동문에서 400m만 가면 칼바위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칼바위능선
칼바위능선으로 들어서 계단을 올라가니 <사고위험지구> 안내판이 있었다.
바짝 긴장하여 계단을 올라 칼바위 정상에 도착하였다.
칼바위 정상에서의 조망은 어떤 위험도 감수할 만하였다.
칼바위 정상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
보현봉, 문수봉(?)
신나게 한참 사진을 찍다가 내려가려는데 직벽이 있단다.
허걱!
그런데 막상 가보니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슬랩이 아니라서 발 디딜 틈이 있고 밧줄도 있었다.
(내려와서 본 모습)
칼바위(오른쪽으로 내려왔다.)
잠시 흙길이더니 다시 암릉이 나온다.
역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내려와서 본 모습)
계속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아하, 우회로가 있었구나.
하지만 절대 우회로로 가면 안 된다.
멋진 경치와 재미있는 암릉 구간을 놓치게 되니까.
이후 계속해서 칼바위 공원지킴터 쪽으로 직진한다.
그러다 범골 약수터 갈림길에서 다시 밧줄을 넘어 들어갔다.
도대체 여긴 왜 밧줄을 쳐놓았는지 모르겠다.
고속도로 같은 길이 있는데 가라는 건지, 가지 말라는 건지.
조금 올라갔다가 계속해서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그러더니 오늘의 최대 난코스가 나온다.
바로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슬랩이다.
그것도 마사토가 깔린 슬랩!
웨딩마치 하듯 대장님 손을 붙잡고 부들부들 떨며 내려갔다.
여기가 웨딩슬랩 같다.
마지막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면 천명첨이라는 약수터에 도착한다.
천명첨 약수터
약수터에서부터는 길이 편안하다.
칼바위 공원지킴터를 지나는데 국공이 벌써 퇴근을 한다.
아직 4시 34분밖에 안되었는데.
칼바위 공원지킴터
칼바위 공원지킴터에서 왼쪽으로 가면 멋진 숲이 나온다.
해먹을 가지고 놀러 온 가족들이 보였다.
이곳에서 서경대학교 쪽으로 간다.
이 길은 아파트 사이 산길로 한참 내려가는데 동네 주민들의 쉼터이다.
솔샘 터널을 지나 SK북한산씨티아파트에서 산행을 마쳤다.
기대했던 <낭만길>은 별로였지만 입술바위와 칼바위능선이 매력적인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