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3년 7월 23일 화요일 (비)
산행코스: 수산교 ~ 보덕암 ~ 하봉 ~ 중봉 ~ 영봉(정상) ~ 마애불 ~ 덕주사 ~ 송계계곡
등산지도:
무슨 생각으로 이 비가 쏟아지는데 산엘 갔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내린 비도 아니고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아침에 집을 나설 때도 비가 많이 오고 있었는데.
쓸데없는 불도저 정신 때문에 사서고생이다. ㅠㅠ
수산교에 도착하니 조금 비가 그치는 듯하였다.
제발 이 정도면 좋겠는데.
수산교에서 보덕암까지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한참 가야 하는데 보덕암 직전에서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느라 등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이 다 빠져버리는 것 같았다.
보덕암에 도착하니 너무 힘들어서 구경이고 뭐고 다 싫었다.
조금 쉬다가 하봉을 향해 갔다.
아이고, 왜 이리 가팔라. ㅠㅠ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로에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갔다.
괜히 왔나 후회가 되었지만 누가 시켜서 온 것도 아니고 비 오니까 가지 말라는데 내가 고집 부려 온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비는 점점 더 세차게 쏟아 붓기 시작하였다.
하봉은 등산로가 없어 바위 옆으로 돌아가는데 혹시라도 번개가 치면 바위에 낙뢰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
너덜길도 있고,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는 길도 있고, 계단도 있고.
산 위에 오르자 비와 함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비를 입으나 마나 소용이 없었다.
무사히 하산해서 집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속으로 괜히 왔다고 계속 후회를 하면서 걸어갔다.
중봉
(그래도 좋단다. ㅎㅎ)
하봉
중봉을 지나서 계단을 한참 올라가다 보니 공터에서 어떤 사람들이 나무에 비닐을 걸어놓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완전하게 비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그거라도 있으면 나을 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한 귀퉁이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비 맞으러 온 것 같다.
다시 계단을 올라 영봉에 도착하였다.
영봉
영봉(월악산) 정상
날씨가 맑았더라면 정말 조망이 좋을 텐데. ㅠㅠ
비구름에 가려 아래가 하나도 안 보이는 데다 바람이 너무 강해 무서웠다.
사진을 찍고 서둘러 긴, 긴 계단을 내려갔다.
덕주사로 가는 길에도 계단이 많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풍경은 정말 멋있는데 아쉽다.
마애석불을 지나 덕주사로 내려가는 길은 지루했다.
너무 기운이 빠진 데다 우비를 입었음에도 온몸이 다 젖다 보니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마애석불
송계계곡에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버스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 식당에서 옷을 갈아입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였다.
비가 올 때는 다시는 산행을 하지 말아야겠다.
오늘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월악산을 다시 가게 될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