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4월 24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사봉마을(온천2리) ~ 갑하산 ~ 신선봉 ~ 먹뱅이골 ~ 사봉마을
산행거리: 6.3km
산행시간: 11: 25 ~ 14:50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떤 산 자체보다는 그 산에서 바라보는 다른 산 때문에 가게 되는 산들이 있다.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노고산, 대둔산을 조망할 수 있는 천등산, 마이산을 조망할 수 있는 내동산, 계룡산을 조망할 수 있는 향적산이나 갑하산 등.
들머리인 사봉마을로 향하였다.
네비에는 동남가든이나 박정자주유소로 찍으면 된다.
공주에서 동학사 쪽으로 가다 보면 박정자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계룡산이고 조금 더 직진하면 GS박정자주유소가 나온다.
그런데 박정자가 누구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박정자(朴亭子)는 옛날 이 곳에서 정자의 역할을 했던 수령 300년 정도의 느티나무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에 학봉리에 살던 밀양 박 씨 노인이 이곳에 느티나무를 심었는데 공주에서 삽재고개를 넘어 대전(유성)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도적떼 때문에 혼자 넘지 못하고 이 나무 아래에서 함께 모여 넘어가면서 정자의 역할을 했단다.
이후로 사람들이 박 씨가 심은 정자 나무라 하여 박정자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그런 깊은 뜻이 있는 것을 모르고 사람 이름인 줄 알았네. ㅋㅋ
박정자주유소 맞은편 온천2리(사봉마을) 버스정류장 뒤에 등산로가 있다.
앗, 그런데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란다.
그래도 가야지 어떡하나. ㅠㅠ
산불 조심할게요.
등로는 바로 가파르게 일어선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산림욕장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올라가는 길에는 벌써 철쭉들이 피어있었다.
무덤을 지나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서 능선에 이르면 곧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타난다.
짜잔~~
계룡산
오늘 이 산에 온 목적은 바로 이거다.
건너편 계룡산 조망.
군부대 때문에 가지 못하는 계룡산 정상에서부터 관음봉, 삼불봉에 이르는 암릉이 너무 멋있다.
기필코 이번 가을 단풍이 예쁠 때 꼭 계룡산에 가봐야겠다.
능선 위에는 아직 진달래가 피어있었다.
오늘 진달래와 철쭉꽃을 함께 보네.
또한 능선 길 곳곳에는 각시붓꽃이 무리 지어 피어있었다.
올해 처음 보는 각시붓꽃이다.
각시붓꽃
이후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험하지 않다.
곧이어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이 봉우리 아래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가 <세종~유성 누리길> 2구간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길이 참 좋다.
쉼터에서 200m만 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이 한쪽에는 팔각정이, 다른 한 쪽에는 헬기장이 있었다.
갑하산 정상
정상에서는 나무에 가려 조망이 별로였다.
팔각정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 새 팔각정을 독채로 전세 내어 사용하니 점심이 더 꿀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한참 쉬다가 우산봉 쪽으로 내려갔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에는 진달래가 만개하였다.
잠시 후 지도에 <위험지역>이라고 표시된 곳에 도착하였다.
전혀 위험하지는 않다.
앞으로는 신선봉이 보이고, 옆으로는 계룡산이 조망되는 멋진 조망터일 뿐이다.
신선봉
계룡산
하늘은 맑고 바람이 솔솔 부는 데다 꽃까지 만개하여 정말 산행하기 최고의 날이다.
조금 더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조망이 트이는데 국립대전현충원 전체가 다 보인다.
국립대전현충원
안부까지 다소 가파르게 떨어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동남가든(사봉마을)으로 내려갈 수 있다.
안부 삼거리
안부를 지나면 신선봉까지 가파른 오르막이다.
올라가는 길 중간에 요괴소나무와 거북바위가 있다.
요괴소나무
거북바위
거북바위를 지나면 한층 더 가팔라진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큰구슬봉이를 발견하였다.
이럴 때 보물 찾은 기분이다. ^^
큰구슬봉이
오르막이 끝나는 곳은 565봉이고, 여기에서 암릉을 따라 조금만 가면 신선봉이다.
물론 우회로도 있다.
565봉 정상
신선봉이 갑하산 정상보다 더 높고 조망도 좋다.
계룡산 쪽으로 넙적한 바위가 있어 자연 전망대가 된다.
신선봉 정상
신선봉에서 직진하여 우산봉까지 간 다음에 하산하면 딱 좋겠지만 원점 회귀 산행을 하려면 여기에서 왼쪽 먹뱅이골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정표 밑에 지도가 있어 어떻게 가야 할지 상세히 알려준다.
중간에 여러 번 먹뱅이골(사봉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능선을 따라 끝까지 가서 내려갈 것이다.
신선봉에서 호정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전히 진달래 능선이었다.
진달래와 더불어 아직 지지 않은 산벚꽃들도 볼 수 있었다.
조금만 가파르게 내려가면 길이 산책로와 같이 편안해진다.
첫 번째 만나는 이정표에서 직진하여 호장봉 쪽으로 간다.
200m만 가면 호장봉이라는데 어디가 호장봉인지 모르겠고, 두 번째 이정표에서도 직진하여 먹뱅이골로 간다.
가다 보면 이정표는 없지만 등로가 왼쪽으로 휘어져 내려가게 된다.
다소 가파른 내리막이다.
내려가는 길에 올라갔던 능선과 갑하산 정상이 보였다.
그 왼쪽으로 신선봉까지 보이지만 나무에 가려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갑자기 차가 다녀도 될 만큼 넓은 길이 나온다.
그리고 왼쪽으로 묘지들이 보인다.
그리고 사봉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사봉마을에서 갑하산 전체를 찍고 싶었지만 전깃줄 때문에 예쁘게 찍을 수가 없었다.
산행 후 이동한 계룡산 온천 앞에서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
원하던 계룡산 전경도 실컷 보고, 산 아래에서는 철쭉꽃을, 산 위에서는 진달래를 실컷 보았다.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었지만 능선 상에서는 정말로 예쁘고 friendly 한 등로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갑하산이었다.
나 이 산, 참 마음에 든다.
딱 내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