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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1.23 (동두천) 소요산(587m)

산행일시: 2015년 1월 23일 금요일 (맑음 + 미세먼지)
산행코스: 소요산역 ~ 공주봉 ~ 의상대 ~ 나한대 ~ 상백운대 ~ 중백운대 ~ 하백운대 ~ 소요산역
산행거리: 8km
산행시간: 09:45 ~ 15:45
등산지도:

 

지난 여름 소요산 산행을 하였다.

오전에 감악산 산행을 하고 오후에 소요산 산행을 하는 일정이었는데 너무 덥고 지쳐 속도가 떨어지다 보니 산림욕장에서부터 나한대까지 밖에 가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하산을 하였다.

언젠가 종주를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함께 산행하는 산우의 블랙야크 100산 인증도 할 겸 소요산에 다시 가기로 하였다.

창동역에서 만나 소요산행 열차를 타고 소요산역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고 길을 떠났다.

개인 산행을 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여유가 있어 좋다.

산악회 버스를 이용했더라면 버스에서부터 준비를 하고 도착하자마자 부리나케 산행을 시작했을 텐데 산행 시간이 자유로우니 준비도 내려서 천천히 할 수 있고 일단 마음이 조급하지가 않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산림욕장에서 하백운대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했었는데 그 코스는 꾸준히 계속해서 올라가야 하고 의상대까지의 거리가 멀어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공주봉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소요산 입구를 지나자마자 매표소로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리본 하나가 달려있는 산길이 바로 공주봉으로 가는 길이다.

 

(자세히 보면 나무에 노란색 리본이 하나 달려있다.)

이 길이나 반대편 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을 이용하면 매표소를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공주봉으로 가는 길은 초반부터 오르막이다.

경사도는 점점 심해져 거의 45~50도의 가파른 경사각을 보인다.

 

(중턱에서 올라온 길을 보며 찍은 사진)

하지만 800m 정도만 올라가면 되니 잠깐 힘들고 나면 끝이다.

오르막 끝에서는 동두천역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동두천에서 올라오는 길이 좀 완만하다고 하던데 등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여 안전하게 소요산역에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다음에는 동두천역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가봐야겠다.

공주봉 정상에는 넓은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비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우린 이곳에서 과일을 먹고 커피를 끓여 마셨다.

초반부터 너무 여유 부린다. ㅎ

 

공주봉 정상

공주봉에 올라서고 나면 조망이 트이며 그다음부터 능선 길이다.

 

근처 군부대에서 사격 연습을 하는지 총포 소리가 무척 크게 들렸다.

총소리는 의상대로 가는 내내 울려 퍼졌다.

의상대까지 가는 길에는 곳곳에 암릉이 있지만 안전장치가 잘 되어 있고 우회로가 있어 크게 힘들지 않고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크 계단을 오르고 나면 의상대이다.

 

의상대(소요산) 정상

의상대는 사방으로 트여있어 시야가 시원하다.

날씨는 맑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도 보이고, 가야 할 길도 보이고, 저 아래 가지 않은 길도 보이고.

우리 인생도 이렇게 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야 할 길을 알 수 없다는 것, 가지 않은 길이 어떤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불안의 근본 요체인 것 같다.

하지만 앞날을 알 수 있다면 덜 불안할까? 더 안심이 될까?

히브리서 11장 1절에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 하셨는데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은 믿음이 아니겠지.

보이지 않는 것, 불확실한 것을 믿는 것이 참 믿음인데 그것이 정말로 힘들다.

기한이라도 정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하니님의 때"를 기다리라니 나처럼 성격 급한 사람은 정말 스트레스 만땅이다.

하지만 이 또한 미리 말씀해놓으셨다.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

(히 10:36)

예전에 어느 개그맨이 "인간이 되어라"고 했었는데 하나님께서도 내가 먼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길 원하시는 것 같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되길 원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어느 하세월에 되겠느냐고. ㅠㅠ

의상대에서 동행한 산우님이 역광으로 사진을 찍어주셨다.

나름 괜찮네?

 

내 앞이 어둡다 하여 태양이 없는 것은 아닌 것임을 기억하자.

나한대로 올라가기 전 눈밭에서 산짐승들의 발자국을 만났다.

 

마치 '이곳은 당신들만의 공간이 아니에요.'하고 말하는 것 같다.

나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 그리고 내 뒤에 살아갈 모든 생명체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남겨주고 싶다.

그것은 소망이기 이전에 의무겠지.

나한대를 지나 점심을 먹었다.

시간에 쫓기지를 않으니 밥 먹고 느긋하게 커피까지 마실 수 있었다.

나중에 GPS 기록을 보니 휴식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되었다.

칼바위 능선은 노송들로 인해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곳이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노송들이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휘어져 자란 모습은 경외감까지 들게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서 만나는 나무들은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더 큰 용기와 위로를 준다.

그래서 산에 올 때마다 요샛말로 힐링이 된다.

그것이 내가 운동을 싫어하면서도, 힘들어서 헥헥거리면서도 산에 오는 이유다.

상백운대, 중백운대, 하백운대를 지나 산림욕장 입구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반대편 능선도 구경하고 노송들도 구경하며 살방살방 내려갔다.

 

아주 아주 오래전 겨울 소요산에 왔던 기억이 난다.

빛바랜 사진처럼 지금은 희미해진 기억이.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 2014년 7월 17일 소요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777

 

2014.07.17 (동두천) 소요산(587m)

산행일시: 2014년 7월 14일 목요일 (흐림) 산행코스: 주차장 ~ 하백운대 ~ 중백운대 ~ 상백운대 ~ 나한대 ~ 자재암 ~ 주차장 등산지도: 소요산 주차장에서 내려 매표소를 지난 후 왼쪽으로 올라가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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