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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1.20 (제천) 등곡산(589m)

산행일시: 2015년 1월 20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중치재 ~ 등곡산 ~ 떡갈봉 ~ 쇠시리재 ~ 월악 주유소
산행거리: 8km
산행시간: 09:35 ~ 14:45
등산지도:

 

산악회에서 요즘 화요 산행지로는 너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들을 선정하는 거 같다.

아마 겨울인데다 화요일마다 오는 단체 팀 연령대가 7080이라 그러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3시간 30분이면 등반할 수 있는 등곡산으로 향하였다.

황학산이나 월형산을 연계 등반하고 싶었는데 동행하는 산우들이 대간 때 힘들게 산행하니까 다른 날은 편히 산행하자고 하여 등곡산만 산행하기로 하였다.

대장님이 시간을 넉넉하게 5시간 30분이나 주셨는데 그동안 뭘 하나?

월악 주유소에서 아스팔트 길로 800m쯤 올라가다 보면 중치재가 나오고 그곳에서 등곡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그런데 등산로 표지판이 없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거 같다.

시멘트 담이 끊어진 곳에서 리본이 달려있는 걸 잘 보고 가야 한다.

 

중치재 등산로 입구 

406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이후 잠시 완만한 길이 나오다가 다시 정상까지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조망이 완전히 막혀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힘든 걸 상쇄할 정도의 조망도 아니다.

그저 송림이나 감상하며 꾸준히 올라야 한다.

 

정상에서도 조망을 기대하면 안 된다.

 

등곡산 정상

직진하면 황학산과 장자봉으로 가는 길이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눈으로 한 번 쳐다보고 떡갈봉 방향으로 발을 옮겼다.

정상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왼쪽으로 청풍호가 보인다.

등산로 입구에서 406봉으로 오르는 길에도 청풍호가 약간 보이기는 하지만 청풍호라기보다는 저수지같이 보이는 정도다.

하지만 정상 이후부터는 제법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계절이었더라면 잎사귀에 조망이 막혀있었을 것인데 다행히 겨울이라 가지 사이로 수줍게 얼굴을 내민 청풍호를 볼 수 있었다.

좀 더 많이 볼 수 있을까 하여 이리 찍어보고 저리 찍어보는데 영 성에 차지 않는다.

 

떡갈봉까지는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데 떡갈봉에 이르는 마지막 오르막은 아주 깔딱고개이다.

 

그래도 신기한 게 오늘 시간이 넉넉해서 천천히 올라 그런지, 아니면 그동안 체력이 늘었는지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점이다.

떡갈봉을 내려가 점심을 먹었다.

시간 맞춰 내려가자고 해서 아예 산 위에서 자리를 폈다.

다행히 바람도 별로 안 불고 날씨가 춥지 않아 장시간 노닥거릴 수 있었다.

이후 쇠시리재까지는 작은 봉우리들이 있지만 편히 갈 수 있는 길이다.

재미있게도 능선을 경계로 하여 햇빛이 비치는 쪽은 눈이 다 녹아있고 반대편은 하얗게 쌓여있었다.

 

쇠시리재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아스팔트 길과 만난다.

1.8km를 더 가면 월악 주유소이다.

월악산이 반갑게 맞아준다.

 

예전에 제비봉에 갔다가 장회나루로 내려가는 길에서 본 청풍호의 모습에 단번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누구도 이렇게 내 마음을 빼앗은 사람이 없는데. ㅋㅋ

그래서 이쪽 산으로 온다고 할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청풍호가 만들어질 때는 수몰되는 마을들로 인해 안타까움이 있었겠지만 대신 아름다운 경치를 선물해주었다.

오늘 등반한 등곡산도 청풍호의 수혜를 입은 산이다.

별다른 특징이 없을 수 있는 산인데 아쉽게나마 보이는 청풍호로 인해 "괜찮은" 산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런 게 복불복인가?

하지만 잎사귀들에 가려 청풍호를 볼 수 없을 때는 꽤나 지루한 산행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