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대체로 맑음)
장소: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031-451-5252)
댄스스포츠 수업을 마치고 회원들과 의왕에 있는 <조둥 27년>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조둥>은 새 둥지라는 뜻이고 <27년>은 27년 동안 음식점을 했다는 뜻이라는데, 오리고기로 하는 한정식 전문점이다.
세련된 외관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테이블이 있는 방과 좌식 방이 여러 개 있어서 격식 있는 모임 장소로도 괜찮을 것 같다.
여러 개의 코스 메뉴 중 조히 코스가 평일 점심에 할인 행사 중이라 조히 코스로 주문하였다.
먼저 호박죽이 나온다.
단호박을 넣어 달콤하고 스프처럼 부드러운 호박죽으로 골골대는 배에 신호를 보냈다.
그 다음 샐러드와 잡채, 도토리묵, 훈제연어가 한꺼번에 나왔다.
음식점들마다 새로운 드레싱을 만드느라 머리가 아플 것 같은데 <조둥 27년>에서는 망고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를 내놓았다.
상큼하고 달콤한 망고 드레싱이 내 입에 딱이었다.
도토리묵 양념장은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간장만 사용하여 깔끔하면서 김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잘 드러나도록 했다.
사실 난 고추장 양념을 안 좋아한다.
고추장이 들어가면 재료 본연의 맛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진다.
무슨 음식이건 그냥 얼큰한 고추장 맛에 먹게 되는 것 같아 고추장을 사용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도토리묵도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으니 도토리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김도 없었더라면 더 도토리 맛을 느끼기에 좋았을 것 같다.
훈제 연어는 오이에 훈제 연어와 숙주나물을 올린 것으로 한 사람이 한 개씩 먹도록 개수가 딱 맞게 나왔다.
맛은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잡채도 간이 적당하여 맛있었지만 왠지 좀 다른 음식들에 비해 평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다음에는 오리 요리 세 종류가 나왔다.
오리 훈연 구이는 바싹 굽지 않았는데도 기름이 많거나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다.
새콤한 무쌈에 보쌈 김치과 함께 먹는 오리 훈제 보쌈도 담백하고 맛있었다.
오리 불고기는 세 가지 오리 요리 중에서 가장 평범(?)하였다.
딱히 맛있지도, 그렇다고 맛없지도 않은 그런 맛?
그 다음에는 오리 버섯 떡갈비와 버섯 탕수가 나왔다.
오리 버섯 떡갈비도 아주 맛있었고, 단호박과 여러 종류의 버섯을 튀긴 후 탕수 소스를 뿌리고 야채를 얹은 버섯 탕수도 상당히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밥과 국, 찬이 나왔다.
간장 종지처럼 작은 그릇에 밥이 나왔는데 오히려 밥을 남기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정식 집에 오면 밥이 맨 나중에 나오는데 배라 불러서 항상 밥을 남기곤 하는 게 아까웠다.
그런데 이곳에선 아예 밥을 적게 주고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단다.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찹쌀과 멥쌀을 섞은 밥과 매콤한 된장국도 맛있게 먹었다.
반찬은 김치과 나물 두 가지가 나왔는데 그때 그때마다 바뀌는 것 같다.
식사 후 커피와 차, 강정, 유과, 과일 등의 후식은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조둥 27년>에는 코스 요리 외에 단품 요리들도 있다.
예전에 왔을 때 연잎약밥을 먹었는데 한약재가 들어간 것이 정말 <약밥>인 것 같이 느껴졌다.
평일 점심은 앞으로도 계속 할인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래 가격은 좀 비싼 감이 있는데 할인한 가격이라면 가격 대비 음식이 상당히 괜찮은 것 같아서 종종 오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