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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6.10.27 ~ 29 China: Xi'an (2)

날짜: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비)
장소: 비림박물관, 시안 성벽, 종루와 고루, 대안탑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시안 시내 구경을 나갔다.

먼저 호텔에서 3.6km 정도 떨어져 있는 비림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Xingqinggong 공원(兴庆宫公园)이 있기 때문에 날이 좋으면 구경을 하며 가도 될 것 같았지만 비를 맞으며 걷기가 싫어서 택시를 탔다.
호텔에서 비림박물관까지 12.20위안이 나와서 15위안을 냈더니 3위안을 거슬러 주었다.
기사가 잔돈을 잘못 준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모든 택시 기사들이 에누리를 하여 1위안 이하는 돈을 받지 않았다.

비림박물관을 가기 전 문창문(웬창먼, 文昌门)과 화평문(헤핑먼, 和平门) 사이의 성벽 공원을 잠시 거닐었다.

 

(공원 맞은 편에 있는, 외관이 독특한 건물. 병원과 예술 센터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공원안내도와 이정표, 주의 안내판 등에 한국어가 적혀 있었다.

 

성벽 공원에서 10m 정도만 가면 비림박물관이 있다. (www.beilin-museum.com 입장료: 어른 75위안)

비림박물관은 진한 시기로부터 근대까지의 비각과 석각, 묘비를 모아놓은 곳이다.

2,300여 점의 비석이 수장되어 있는 시안의 비림박물관은 그중 으뜸이라고 한다. 

 

비림박물관(베이린 보우구안, 碑林博物馆)

입구로 들어가면 태화원기방(太和元気坊)과 반원형의 연못인 두 개의 반지(泮池)가 있다.

 

태화원기방(太和元気坊)과 반지(泮池)

태화원기방 맞은편에 령성문(欞星门)을 지나 안으로 쭉 들어가면 비정(碑亭)이 있다.

비정에는 비림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비석인 석대효경(石台孝經)이 안치되어 있다.

 

령성문(欞星门)

비정(碑亭)

비정 뒤로는 6개의 비석 전시실이 있는데 체험학습을 왔는지 초등학교 아이들로 북적였다.
달마상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줄지어 서있는 한 무리의 한국인 단체관광객들도 보였다.

 

태백전도

공자상

달마상

솔직히 비석들은 봐도 잘 모르겠고 석각예술실이 오히려 흥미로웠다.

 

                 노자상

비림박물관을 나간 후 그 앞에 있는 문창문(웬창먼, 文昌门)에서 입장권을 사서 시안 성벽으로 올라갔다. (입장료: 어른 54위안)

 

시안 성벽은 당나라 장안성 성벽을 기초로 명나라 홍무제 때 11년에 걸쳐 건설되었다.

중국에 남아있는 건축물 중에서 가장 완전한 고성 중 하나라고 하는데, 동서남북의 네 개의 문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가 13.6km에 높이 12m, 폭 15~18m에 이른다.

성벽에 올라서는 순간 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엄청난 규모에 '이게 성벽이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족히 2차선 도로 정도는 되어 보였다.

이 성벽을 도대체 어떻게 부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벽 위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었으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문창문에서 남문까지 걸어가며 구경을 하였다.

 

시안 성벽

황제만이 다닐 수 있는 남문은 명나라 때부터 영령문(융닝먼, 永寧门)이라고 불렀단다.

 

시안 성벽 남문(융닝먼, 永寧门)

시안 성벽 남문의 구조

남문에서 바라본 모습

북문은 사절단이 오가던 안원문(안유안먼, 安远)이고, 동문은 각 지방에서 올라온 공물이 들어오던 중산문(쫑샨먼, 中山门)이며, 서문은 서역의 상인들이 낙타를 타고 들어오던 안정문(안딩먼, 安定门)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이런 거 보다가 우리나라에 와서 수원 화성을 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미니어처를 보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여튼 규모로는 중국을 당할 수가 없다.

성벽을 내려간 후 남대가(南大街)를 따라 종루로 갔다.
남대가는 우리나라 광화문 거리라고 하면 될 거 같은데 양쪽으로는 고급 백화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입점 되지도 않는 최고급 브랜드들까지도 들어와 있었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중국에 올 때마다 무섭다.
우리나라가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 바짝 차려도 모자랄 판에 국내 정치권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ㅠㅠ
도대체 정치하는 사람들은 중국에 와서 뭘 보고, 느끼고 가는지 모르겠다.
옛날 사람들처럼 그저 중국에 기대에서 연명만 하려는 것일까?
맘 편히 즐기러 여행을 와서는 답답함을 느끼고 간다.

 

남문에서 1km 정도 걸어가면 종루이다.
아침 겸 점심으로 비행기 안에서 식사를 한 후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5시 밖에 안 되었지만 저녁을 먹기로 하고 종루 로터리에 있는 고급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중국 사람들은 비싼 옷도 평범하게 입는 능력이 있나 보다.
자세히 보면 고급 브랜드의 옷들을 걸치고 있는데 왜 전혀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지 모르겠다.
백화점 7층에 있는 식당가에서 중국 음식을 먹었다.
중국에서 중국 음식을 잘못 시키면 느끼하고 진한 향 때문에 먹기가 곤란한데 상당히 선택을 잘한 거 같다.
남김없이 다 먹었으니까.

 

배불리 저녁을 먹고 종루를 구경하였다.

서안의 중심에 위치한 종루는 중국에 남아있는 종루 중 가장 크고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목조건물로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었다고 한다.

 

종루

종루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지만 종도 없다고 하여 밖에서만 구경하고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고루를 보러 갔다.

종루와 고루 사이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종루와 고루는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종루는 새벽부터 낮까지 종으로 시간을 알렸고, 고루는 저녁부터 한밤중까지 북으로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미 시간이 늦어 고루 박물관은 문을 닫아서 역시 밖에서만 구경을 하였다.

불을 밝혀놓아 멋있어 보였다.

 

고루(Drum Tower)

고루에서 바라보니 종루에도 불이 들어와 있어 다시 종루로 걸어갔다.

고루와 종루 사이의 화족 거리에는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빽빽하였다.

 

종루 앞 광장(왼쪽 뒤에 있는 것이 고루, 오른쪽은 화족 거리와 음식점들)

종루도 불을 밝혀놓아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

 

종루

종루에서 다시 남대가를 따라 성벽까지 내려가서 남문을 지나 소안탑을 찾아갔다.

 

시안 성벽과 해자

시안 성벽 남문

종루에서 소안탑(샤오옌타, 小雁塔)까지 3km 정도 되지만 야경도 구경할 겸 걸어가기로 한 것인데, 저녁을 일찍 먹고 많이 걸어 다녀서 그런지 또다시 배가 고파졌다.

그때 <Tous les Jours>가 보였다.

우와! 얼마나 반갑던지.

아침에 먹을 빵까지 잔뜩 사 가지고 나왔다.
빵을 사들고 걸어가는데 아무리 걸어가도 소안탑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경찰에게 길을 물어 소안탑에 도착하니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혀 있었다. ㅠㅠ
할 수없이 발길을 돌려 대안탑으로 갔다.
소안탑에서 대안탑까지는 4km가 넘는데다가 비가 점점 더 많이 오고 너무 추워서 택시를 탔다.
타고 보니 택시 기사가 아줌마였다.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물론 중국어로!)
그렇다고 하니까 반가워하며 한참 이야기를 하였다.
아마도 한국 드라마를 보시나 보다.
알아들을 수는 없으니까 그냥 미소만 지으며 앉아 있었다.
퇴근시간이라 길이 엄청 막히는데도 아주머니께서는 경적을 울려대며 요리조리 잘도 가셨다.
이곳에서는 차선이나 신호등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것이고 갈 수 있으면 가면 되는 것 같았다.

대안탑(다옌타, 大雁塔)은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로 잘 알려진 현장이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과 불상 등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탑이라고 한다.

대안탑도 역시 시간이 늦어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대안탑 북쪽 광장에서 매일 저녁 8시 30분에 분수 쇼를 한다기에 분수 쇼를 보러 갔다.

아직 시간이 30분이나 남아서 그동안 비를 맞으며 대안탑 주변을 구경을 하였다.

 

                  대안탑(다옌타, 大雁塔)과 삼장법사

                  대안탑 앞 쇼핑몰 천장에서 진행되는 영상쇼

시간이 되어 드디어 분수 쇼가 시작되었다.

비가 오는 추운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분수 쇼를 보러 몰려들었다.

2,048개의 노즐에서 뿜어내는 물줄기가 한 번쯤은 볼만했지만 계속 반복되는 패턴에 좀 지루한 감이 있었다.

 

게다가 패딩 재킷을 입었는데도 너무 추워서 15분쯤 보다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