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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04.26 백두대간 38차: 버리미기재 ~ 대야산 ~ 밀재 ~ 대야산 주차장

산행일시: 2016년 4월 26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버리미기재 ~ 곰넘이봉 ~ 불란치재 ~ 촛대봉 ~ 촛대재 ~ 대야산 ~ 밀재 ~  대야산 주차장
산행거리: 대간 4.8km + 접속 4.2km = 9.0km
산행시간: 09:45 ~ 16:00
산행트랙:

버리미기재~밀재~대야산주차장__20160426_0946.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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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무릎이 아파서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동안 너무 힘든 산행을 계속했나 보다.

쉬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욕심 때문에... ㅠㅠ

오늘이 제일 어려운 구간 중 하나라는데.

파스를 붙이고 테이핑을 하고 산행을 떠났다.

버리미기재에 도착하니 역시나 지킴이들이 없다.

화요일은 휴무일이라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서둘러 산으로 올라갔다.

 

헬기장을 지나서 곰넘이봉까지는 계속 급경사 오르막이다.

지난 금요일 너무 더워서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은 반팔에 얼음물, 부채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

올라가는 길 좌우로 이곳에도 벌써 철쭉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각시붓꽃이 남아 있었다.

 

첫 번째 봉우리를 조금 지난 지점에 전망대가 있었고 그곳에 있는 멋진 소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나니 내려가는 길이 또 밧줄 구간이다.

그런데 힘들게 내려가서 보니 우회길이 있다. ㅠㅠ

난 이제 점점 우회길이 좋아지려고 한다.

각시붓꽃 군락지를 지나고 나면,

 

두 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접근을 거부하듯 바위로 둘러싸인 대야산이 보였다.

 

또다시 힘들게 올라가며 '어디가 곰넘이봉이지?'하고 생각하는데 대장님께서 바위로 올라가며 이리로 오라고 하신다.

무릎도 아프고 몸도 힘들어 그냥 우회길로 돌아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바위 위가 곰넘이봉 정상이었다. ㅠㅠ

도대체 곰은 이 험한 산을 왜 넘어 다닌 거야?

잎사귀가 예쁜 알록제비꽃을 지나 내려가다 보면 미륵바위가 나온다.

 

                    알록제비꽃

                미륵바위

미륵바위를 지나 또다시 봉우리에 올라갔다 밧줄 구간을 지나면 헬기장이 나온다.

불란치재로 내려가는 길에는 큰구슬봉이가 있었다.

 

                  큰구슬봉이

불란치재에는 출입금지 현수막이 4개나 걸려 있었다.

 

                   불란치재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이란다.

이 말을 조금 뒤 실감할 수 있었다.

불란치재에서는 불란치골을 통해 대야산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반대편 삼관평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촛대봉 가는 길에는 철쭉이 만발하여 봄 기분을 맘껏 내며 사진을 찍었다.

 

또다시 촛대봉까지 급경사 오르막이다.

 

                 촛대봉 정상

대야산 구간이 힘들다고 하더니 정말이다.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고, 밧줄 구간도 힘들다.

또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촛대재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출입금지 팻말과 현수막이 있었다.

 

                  촛대재

촛대재에서는 피아골로 해서 용추골로 내려갈 수가 있다.

피아골도 상당히 가팔라서 힘들었던 던 것으로 기억한다.

촛대재에서 대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자체에서 돈을 엄청 들여 대야산에 안전시설을 설치해 놓았다더니 출입금지 구간인 이곳까지 해놓은 건가?

하지만 계단은 곧 끝나고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그런지, 밧줄을 여러 번 잡고 오르내려서 그런지 오늘 엄청 힘들다.

대야산 정상에 올라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정상 직전에 엄청난 밧줄 구간이 있다는데 이런 몸 상태로는 도저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점심을 먹었다.

나 때문에 함께 뒤에 쳐진 임병수운 님은 험한 구간을 일행들과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이 불안하신가 보다.

하지만 힘이 없어 밧줄 잡다 떨어질 것 같은데 어쩌란 말인가? ㅠㅠ

점심을 먹고 다시 정상을 향해 갔다.

과연 밧줄 구간이 나타났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고 계속 더 힘든 구간이 나타난다.

일행들은 이미 다 올라가서 뒷모습도 안 보이고 단둘이 그 험한 길을 올라가는데 밧줄 잡고 올라가기에 급급해 사진을 찍을 엄두도 안 났다.

조령산 밧줄 구간이나 희양산 밧줄 구간, 황정산 밧줄 구간은 밧줄 구간도 아니다.

나중에는 딱 한 사람 들어갈 공간에 직벽인 밧줄 구간이 나오는데 그냥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옆은 천 길 낭떠러지이고, 바위에는 물이 흘러 미끄러웠다.

오늘 힘든 구간을 간다고 하여 신상 캠프라인 등산화를 새로 사서 신고 왔는데 도대체 발 디딜 틈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몸으로 바위를 밀며 올라가 보기도 하는데 소용없다.

손이랑 옷은 진흙투성이고.

그저 팔로 밧줄을 잡아당겨 올라가야 하는데 점심을 먹고 왔음에도 그냥 매달려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다.

아무리 용을 써도 못 올라가겠는데 그렇다고 내려갈 수도 없고, 머릿속에서는 온통 어떻게든 여길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밧줄을 잡고 한참을 씨름을 하다 아래에서 임병수운 님이 엉덩이를 밀어주셔서 간신히, 간신히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서고 나니 왈칵 눈물이 났다.

온몸이 떨려서 나무를 잡고 한 동안 서있었다.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여길 어떻게 올라갔을까?

3년 전에 대야산에 왔다가 정상에서 이곳으로 내려갔던 것 같은데 그때는 어떻게 내려갔나?

멋모르고 왔다가 엄청 무서워하며 벌벌 떨면서 내려갔던 기억이 나기는 한다.

힘이 다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뒤에서 역시 힘들게 바위를 올라오신 임병수운 님을 기다렸다가 붙잡고 갔다.

그러게 가지 말라는 곳은 가지 말아야 하는데. ㅠㅠ

그런데 조금 더 올라가서 보니 왼쪽으로 우회길이 있었다.

그 길에도 역시 밧줄이 있었지만 내가 올라온 길보다는 훨씬 안전한 길이었다.

왜 밑에서는 이 길이 안 보였나 모르겠다. ㅠㅠ

기진맥진하여 대야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대야산 정상

하늘은 무심한 듯 맑았으며 멀리 희양산이 보였다.

 

일행들은 이곳에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도대체 그 힘든 구간을 어떻게 지나왔느냐고 물었더니 우회길로 왔단다.

선두로 간 남자들만 몇 명 내가 지나온 길로 올라왔고 먼저 올라갔던 사람들이 우회길을 발견한 후 다른 사람들을 그 길로 인도했단다.

여자들 중에서는 나만 그 끔찍한 직벽 코스를 올라간 것이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코스다.

정상에서 한참 안정을 취한 후 길을 떠났다.

 

이후부터는 거의 룰루랄라 코스이다.

3년 전에는 없었던 계단과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안전하고 수월해지기는 했지만 암릉을 타는 재미는 없어졌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대야산 정상과 계단길

밀재까지 버섯바위며 농바위며 대문바위며 코끼리바위며 거북바위가 있다는데 어떤 게 어떤 바위인지 모르겠다.

 

밀재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었다.

 

                    밀재

이제부터는 정말 편안한 길이다.

 

밀재에서 다래골을 따라 1.9km 내려가면 월영대이다.

 

                   월영대

정상에서 피아골로 내려오는 길과 밀재에서 내려오는 길이 이곳에서 만난다.

피아골로 해서 정상에 가는 것이 거리는 짧지만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차라리 멀더라도 밀재로 가는 것이 더 낫다.

먼저 내려간 일행들이 이곳에서 족욕을 하고 있었다.

나도 지친 발을 계곡 물에 담갔다.

아직 물이 많이 차가워 오래 담그고 있을 수가 없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용추골을 따라 내려갔다.

 

                 용추폭포

하트 모양으로 패인 윗 용추의 소는 족히 10m는 될 정도로 깊어 보였다.

계곡은 갈수록 커져 너른 암반이 연이어 나타났다.

 

계곡 끝에는 음식점들이 있었다.

 

음식점을 사용하는 차들만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고 다른 차들과 대형차들은 700m 아래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음식점마다 예쁜 꽃들을 심어놓아 보기 좋았다.

 

올해 처음 본 금낭화

꽃사과

매발톱

꽃잔디

아까 대야산 정상을 밧줄 잡고 올라갈 때는 너무 무섭고 힘이 들어서 도저히 앞으로 대간 산행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상을 지나서 멋진 바위들과 월영대, 용추폭포를 구경하며 내려온 후 용추골에서 발도 씻고 주차장에 도착하여 옷을 갈아입고 시원한 포카리스웨트를 사서 마시고 나니 언제 그랬더냐 싶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이렇게 간사하다. ㅋㅋ

그나저나 무릎 다 나가기 전에 내일은 정형외과를 꼭 가봐야겠다.


* 2013년 7월 30일 대야산 산행기 blog.daum.net/misscat/497

 

2013.07.30 (괴산, 문경) 대야산(931m)

산행일시: 2013년 7월 30일 화요일 (흐린 후 소나기) 산행코스: 주차장 ~ 용추계곡 ~ 밀재 ~ 대야산 ~ 피아골 ~ 용추계곡 ~ 주차장 등산지도: 용추계곡이 좋다는 말을 듣고 대야산으로 갔다. 내려올 때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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