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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04.19 백두대간 37차: 버리미기재 ~ 장성봉 ~ 주치봉 ~ 호리골재 ~ 은티마을

산행일시: 2016년 4월 19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버리미기재 ~ 장성봉 ~ 은티재 ~ 주치봉 ~ 호리골재 ~ 은티 마을
산행거리: 대간 9.1 km + 접속 3.8km = 12.9km
산행시간: 09:45 ~ 17:10
산행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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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요새 계속 힘들게 암릉 산행을 했더니 무릎이 시큰시큰하다.

오늘은 가파른 내리막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오늘 들머리와 날머리가 다 입산금지 구역이라 대장님이 요리조리 머리를 쓰시다가 일단 버리미기재로 가보자고 하셨다.

다행히 버리미기재에는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버스에서 내려 잽싸게 산으로 내달렸다.

 

                  버리미기재

등로 초입부터 각시붓꽃이 보이더니 오늘 산행하는 내내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각시붓꽃

장성봉까지는 대체로 가파른 오르막인데 첫 번째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커다란 바위를 돌아가면 짧은 밧줄 구간이 나오고,

 

계속 올라가면 두 번째로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온다.

바위에서 자라는 강인한 소나무가 있는 조망터에서 2주 전에 지나왔던 희양산과 구왕봉이 보인다.
희양산과 구왕봉 사이의 지름티재를 내려갔다가 올라가느라고 죽는 줄 알았는데.

 

땅만 쳐다보며 또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다 보면 장성봉이 나온다.

버리미기재에서 여기까지가 출입금지 구간이다.

 

                 장성봉 정상

장성봉에서 직진하여 정상석 뒤쪽으로 가게 되면 애기암봉으로 가게 된다.

대간 길은 이곳에서 왼편 절말 쪽으로 가야 한다.

 

잠시 내려갔다가 막장봉 갈림길을 지나 또다시 금줄을 넘어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간다.

 

이후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악휘봉 삼거리까지는 크게 어려운 길이 없다.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없이 날씨가 좋고, 길가에는 흰색, 노란색, 분홍색, 보라색 제비꽃들과 각시붓꽃,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어서 완연한 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노랑제비꽃

처마와 같은 바위를 지나고 나면 세 번째로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온다.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인 이 능선길에서 왼쪽으로는 칠보산, 오른쪽으로는 희양산이 보인다.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길을 기분 좋게 걷다 보면 악휘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버리미기재에서 악휘봉 삼거리까지는 약 7km이다.

 

                악휘봉 삼거리

다른 사람들은 다 악휘봉을 갔다 온다고 이곳에 배낭을 벗어두고 가고 나 혼자 남아서 배낭을 지켰다.

예전에 악휘봉을 갔었는데 악휘봉 자체는 특별히 좋았다는 기억이 없고, 또 오늘 무릎이 아파 조금이라도 덜 걷고 싶어서 그냥 남아있겠다고 했다.

30분쯤 기다렸다가 악휘봉에 갔던 산우님들이 돌아온 후 함께 주치봉을 향해 갔다.

이곳에도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었다.

 

오늘은 가는 곳마다 다 출입금지네. ㅠㅠ

길은 왼쪽으로 구부러지며 약간 가파르게 내려갔다 올라간다.

왼쪽으로 날머리인 은티마을이 내려다 보였다.

 

오늘도 5시 이후에 하산해야 한다고 해서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쉼터 앞에 있는 계단을 내려갔다 다시 짧게 오르면 추모비가 나온다.

 

누군가 또 너무나 산을 사랑하여 산에 남기로 했나 보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난 지진도 그렇고, 과학 기술이 발전했네 어쩌네 해도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그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 앞에서는 더, 더욱 작은 존재일 뿐이다.

언제나 겸손해야 함을 오늘도 산은 가르쳐준다.

이곳 조망터에서는 지나온 장성봉에서 애기암봉에 이르는 능선과 마분봉이 보인다.

 

그리고 곧이어 지도에 <바위지대>라 표시된 암릉 구간이 나타난다.

희양산과 구왕봉을 배경으로 암릉을 내려가는 모습을 쏘마 님이 멋지게 사진 찍어주셨다.

 

밧줄을 잡지 말고 내려갔어야 더 멋있었을 텐데. ㅋ

그런데 이제 쬐금 밧줄이 지겨워지려고 한다. 

이후 밧줄을 몇 번 더 잡고 내려가면 오봉정재라고도 하는 은티재에 도착한다.

 

오봉정재(은티재)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 맞은편은 봉암사 땅이라고 막아놓았다.

 

봉암사는 1982년 조계종 특별 수도원으로 지정되어 성역화한 이후 석가탄신일에만 일반 신도들의 참배가 허용된다고 한다.

은티재에서부터 주치봉까지는 상당히 가파르다.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코스이다.

세월아, 네월아 올라가면 주치봉이다.

 

주치봉 정상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는데 정상석도 없다. ㅠㅠ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면 묘지가 있는 호리골재이다.

 

호리골재

조심해서 내려갔는데도 무릎에 힘이 없다 보니 미끄러져 팔꿈치를 다쳤다. ㅠㅠ

게다가 등산화도 닳아서 바닥이 미끄럽고.

다음 구간은 대야산이니 당장 등산화부터 사야겠다.

호리골재에서 은티마을까지는 이정표에 의하면 3.8km이다.

하지만 길이 좋아 금방 내려갈 수 있다.

지름티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백두대간 표지석이 있다.

 

역시 입산금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은티마을로 내려가면서 도시 촌놈이 식물 공부를 많이 하였다.

 

두릅나무

사과꽃(이 지역에 사과밭이 무척 많다.)

명자나무 꽃

꽃사과 꽃

만첩홍도

개두릅(엄나무)(일반 두릅과 달리 가시가 있다.)

은티마을 입구에는 마을 유래비와 장승, 400년 된 노송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오늘 산행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날씨도 더없이 좋았고.

요새 웬일인지 길게 가자는 사람들이 있어도 대장님께서 구간을 짧게, 짧게 끊어주신다.

진즉에 그래 주실 것이지.

어쩌면 대간을 완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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