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3월 8일 화요일 (흐림)
산행코스: 고사리 ~ 조령 ~ 조령관 ~ 마역봉 ~ 부봉 ~ 평천재 ~ 탄항산 ~ 하늘재
산행거리: 대간 9.0km + 접속 2.2km = 11.2km
산행시간: 10:10 ~ 17:10
산행트랙:
등산지도:
부리기재에서 하늘재까지의 지난 32차 대간 산행을 못하고 오늘 33차 산행을 하게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5월에 그 구간을 가는 산악회가 있는데 거길 따라 가봐야 할까나?
어쨌든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오늘은 오늘 일만 생각하자.
고사리에 도착하니 하늘이 꾸물꾸물하다.
날씨가 받쳐주어야 조망도 멋진데 이런 상태면 틀렸다. ㅠㅠ
오늘 5시 이전에는 하늘재로 내려올 수가 없어 시간이 많다는데 이런 날 날씨가 맑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 감사하고 햇빛이 없어 타지 않는 걸 감사하기로 하자.
고사리 주차장에서 조령관(조령제3관문)까지는 2.2km이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간다.
아직 추워서 그런지, 평일이라 그런지 문이 닫혀있는 조령산 휴양림 휴게식당을 지나면,
문경새재 과거길 조형물이 나오고, 그 옆에 조령 표지석이 있다.
조령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조령제3관문인 조령관이 있다.
조령관(조령제3관문)
<문경새재 과거길>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조령제1관문인 주흘관과 제2관문인 조곡관, 그리고 마지막 제3관문인 조령관이다.
이곳에서 마역봉까지는 0.9km이다.
마역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성벽을 따라 올라간다.
초반부터 급경사이다.
곧이어 멋진 바위들이 나타나더니,
급기야 로프 구간이 나타난다.
로프 구간 중간에 있는 이 휘어진 나무는 산꾼들 사이에서 일명 <김연아 나무>라고 불린다고 한다.
김연아 나무
어찌 보면 spiral 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밧줄을 잡고 오르다 나타나는 조망터에 올라서면 우측으로는 앞으로 가야 할 조령산 방향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부봉의 6개 봉우리가 보인다.
조령산 방향
부봉 방향
부봉의 제1봉만 대간길이기 때문에 오늘은 제1봉만 올라갔다 내려온다고 한다.
원래는 제1봉과 제2봉 사이인가가 대간길인데 위험해서 부봉 삼거리에서 제1봉을 갔다 온다고 한다.
언젠가 저 여섯 개의 봉우리를 다 가봐야 하는데 말이다.
조금 더 밧줄을 잡고 올라가다 보니 왼편으로 수월하게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뭐, 오늘 시간도 많다는데 덕분에 밧줄 잡고 스릴 만점의 암릉을 타보는 것도 괜찮다.
암릉 끝에는 마역봉이 있다.
마역봉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곳을 넘다가 잠시 쉴 때 마패를 관문 위의 봉우리에 걸어 놓았다는 데서 유래하여 이 지방에서는 마패봉이라고 부른단다.
정상석에도 모두 마패봉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마패봉에는 정상석이 두 개 있었다.
마패봉(마역봉) 정상
이곳에서 올라온 방향 좌우로는 다시 부봉과 조령산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고,
반대쪽으로는 월악산을 볼 수 있다.
마패봉에서 부봉 삼거리까지는 4km이다.
사문리 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갈 수 있는 마패봉 삼거리를 지나고,
동화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 북암문을 지나고,
북암문 터
멋들어지게 자란 나무를 지나서,
산성터를 따라가노라면,
동암문이 나온다.
동암문
흐린 날씨에 바람도 솔찬히 불어 자못 춥다.
봄옷에 얇은 플리스 장갑을 끼고 왔는데.ㅠㅠ
이후 철계단을 올라가서,
조금 더 가면 부봉 삼거리가 나온다.
부봉 삼거리
이곳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부봉 제1봉까지 왕복하여 갔다 온다.
계단을 지나고 나면 로프 구간이 나온다.
이런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오르고 그보다 가파른 바위를 또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올라가면 부봉 제1봉이다.
부봉 제1봉 정상
이곳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고는 다시 밧줄을 잡고 바위를 내려가 부봉 삼거리로 돌아간 후 주흘산 방향으로 갔다.
철계단을 올라 바위를 돌아가면,
지나온 부봉 제1봉과 그 옆의 제2봉이 보인다.
지나온 부봉
내 기필코 언젠가는 부봉의 여섯 개 봉우리를 다 올라가 보리라! 다짐을 하며 걸어갔다.
이후로는 편안한 암릉 산행이다.
안전시설이 있어 편하게 멋진 바위들을 감상하며 갈 수 있다.
(바위를 쪼갠 나무)
멋진 바위들을 구경하며 널널하게 산행하는 것은 좋은데 천천히 산행하다 보니 너무 춥다.
할 수 없이 한겨울에도 산행할 때 안 입던 거위털 패딩 재킷을 꺼내 입었다.
부봉 삼거리에서 1km 정도 가면 주흘산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에는 없지만 직진하면 주흘산으로 가게 된다.
길이 없는 듯이 보여도 리본을 잘 따라 가면 갈 수 있다.
대간 길은 여기에서 왼쪽에 있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평천재에 이르기 전에 요런 요상한 나무를 만나게 된다.
주흘산 갈림길에서 600m 내려가면 평천재에 도착하고,
평천재
평천재에서 2km가량 가면 월항삼봉이라고도 부르는 탄항산이다.
탄항산(월항삼봉) 정상
탄항산 바로 아래에 탄항봉수대 터가 있다는데 찾지 못했다.
대신 지척에 아름다운 고사목이 있는 조망터가 있었다.
날씨가 맑으면 끝내줄 텐데.
하늘벽 바위를 지나서
이런 깨진 바위를 지나고,
굴바위에서 가파르게 내려선 다음,
바위에 기대어 살아가는 소나무를 지나면,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어떤 산우님이 노루발을 발견하였다.
줄기와 잎은 단백뇨에 처방하고 생즙은 독충에 쐬었을 때 바른단다.
노루발
안부에서 가볍게 올라서면 모래산이 나온다.
모래산 정상
모래가 많아 모래산인가 본데 생각지도 않았던 산 하나를 추가하게 되었다고 좋아했다가 말았다.
어디에도 등재되어 있지가 않고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산 목록에 넣지 않는 걸로. ㅠㅠ
대장님께서 5시 이전에는 절대 하늘재로 내려가면 안 된다고 하셔서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
가만히 서서 기다리려니 얼마나 추운지 ㅠㅠ
올 겨울 산행한 날 중에서 제일 추운 것 같다.
그동안 별로 춥지 않게 산행했었는데 오늘 그동안 못 떨었던 것 다 떨었다.
모래산에서 내려다보니 5시 조금 못 미쳐 지킴이들이 탄 차가 내려가고 있었다.
대장님과 연락을 하니 차가 내려가다가 우리 버스를 보고는 멈춰 서서 안 가고 있다고 더 기다리란다.
아이고, 아저씨들, 빨리 집에 가시지요~~
5시가 지나 드디어 빨간 버스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너무 추워 서둘러 하늘재로 내려갔다.
하늘재
지킴이들이 퇴근한 하늘재 공원지킴터에는 <순찰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에이, 퇴근한 줄 다 아는데. ㅋㅋ
하늘재 공원지킴터
여기에서 포암산까지는 1.6km라는데 지난번에 빠진 구간도 땜방해야 하고 부봉 여섯 개 봉우리도 갔다 와야 하고.
할 거 많다. ^^
조령에서 마역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부봉 삼거리에서 부봉을 왕복하는 길 빼고는 과히 힘들지 않고 편안한 산행이었다.
이런 날 날씨만 좋았더라면 정말 환상적인 산행이 되었을 텐데 흐리고 바람 부는 날 천천히 산행하려니 몹시 추웠다.
그래도 아름다운 산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