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6년 2월 4일 목요일 (맑음)
장소: Chiang Mai, Thailand
어제 저녁 6시 40분 인천 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치앙마이를 향해 떠났다.
비행기 안에서는 생일이라고 케이크를 줘서 하늘 위에서 생일 축하를 받았다.
<북방의 장미>라 불렸던 치앙마이는 1296년 란나 타이 (LanNa Thai) 왕국의 멩라이 왕이 건설한 여러 도시 가운데 하나로서 1345년 란나 타이의 수도가 되었으며, 16세기까지 번창하다가 19세기에 들어와서는 태국 중앙정부의 관할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치앙마이는 해발 300m의 고산지대여서 동남아의 다른 도시보다 서늘하다.
밤 10시 40분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긴 팔 티셔츠에 기모 청바지를 입고 있음에도 전혀 덥지가 않았다.
Mountain Creek Resort에 도착하여 방에 들어가니 침대마다 예쁜 코끼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Mountain Creek Resort는 좀 오래된 호텔처럼 보였다.
요새가 극 성수기라 호텔 방 잡기가 힘들다고 한다.
원래 초특급 호텔로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방이 없어서 특급으로 한 것이라나?
그런데 이 호텔을 보니 특급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방은 넓고 깨끗해서 별 지장은 없을 것 같았다.
태국은 한국보다 2시간 늦으니까 한국 시각으로는 밤 1시가 넘었으므로 리조트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메땡 코끼리 공원(Maetaeng Elephant Park)으로 갔다.
이곳에서 먼저 두 사람씩 코끼리를 타고 코끼리 트레킹을 하였다.
생각보다 많이 흔들려서 처음에는 겁이 좀 났다.
숲 속을 한 바퀴 돈 다음 물소 마차로 갈아탔다.
물소 마차를 타고 또 한 바퀴 돈 다음 코끼리 쇼를 보러 갔다.
쇼가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며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코끼리가 코로 모자를 씌워주기도 하고 사람 목을 감기도 하며 포즈(?)를 취해주는데 난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 빼고는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고로 살짝 떨어져서 사진만 찍었다.
이윽고 쇼가 시작되었다.
코끼리들이 하나씩 특색 있게 인사를 한 후 춤도 추고,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여러 가지 묘기를 부렸다.
묘기는 나이 든 코끼리들이 더 잘했지만 역시 동물도 나이 어린 코끼리들이 더 발랄하고 재미가 있었다.
코끼리들이 그림도 그렸는데 추상화나 그릴 줄 알았더니 예상외로 수채화를 그려서 놀랐다.
코끼리 그림 솜씨나 나보다 나은 것 같다. ㅋㅋ
그런데 '이 코끼리들, 얼마나 훈련을 많이 받았을까?'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그다음에는 메땡(땡강)에서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탔다.
<메땡(Maetaeng)>이라는 단어에서 <메>는 <강>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메땡>은 <땡강>이라는 뜻이 된다.
이 모든 일정이 한 장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전에 다 끝이 났다.
역시 같은 장소에서 현지 식으로 점심을 먹고 짚라인(Zipline)을 타러 갔다.
메땡 코끼리 공원에서 상류 계곡 쪽으로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된다.
우리나라에도 짚라인이 많이 있기 때문에 1인당 80불씩 주고 이걸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패키지 여행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하고 나서 보니 그만큼의 값어치는 있었다.
열대우림의 계곡을 가로질러 100m부터 400m까지 다양한 길이의 짚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대여섯 개 탄 거 같다.
처음에는 약간 긴장을 하였지만 두 번째 짚라인부터는 신나서 어떻게 하면 멋진 포즈가 나올까 고민을 하며 탔다. ㅎㅎ
줄을 잡고 타다가 두 팔을 놓고 벌린 채 타보고, 누워서도 타보고, 빙글빙글 돌면서도 타보고...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이런 거 정말 재미있다.
가이드가 사진을 찍어줬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면 블로그에 내 멋진 포즈를 올려봐야지. ㅎㅎ
참고로, 우리나라에 있는 짚라인 중 가장 긴 것은 선유도에 있는 700m짜리 스카이라인이라고 한다.
가격도 2만 원 밖에 안 한다고 한다.
바다 위를 날아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선유도에 가게 되면 꼭 타봐야겠다.
그다음에는 메림 뱀 농장(Maeriim Snake Farm)으로 갔다.
독사와 코브라를 가지고 뱀 쇼를 하는 곳이다.
자세히 보면 대머리 아저씨 오른쪽 둘째손가락이 없다.
뱀에게 물려서 그런 거 아닌지 모르겠다.
참 먹고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가 끝난 다음 손님들에게 뱀을 만져보게 하기도 하고 사진 촬영을 하라고 목에 감아주기도 하는데 역시 난 동물과는, 특히 뱀과는 친하지 않아서 서둘러 자리를 떴다.
다시 차를 타고 난 농장(Orchid Farm)으로 갔다.
3,000여 종의 난이 있다는데 세어보지 않아서 그건 모르겠고 다양한 양란을 구경하였다.
다음으로는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두 시간 가량 마사지를 받았는데 약손명가에서 하는 마사지랑 비슷하였다.
동양권에서는 마사지를 너무 아프게 해서 난 별로다.
차라리 유럽식 마사지가 나한테는 더 나은 것 같다.
어쨌든 일정에 포함된 거니까 받긴 하는데 마사지하는 분들이 내가 아파서 지르는 비명을 즐기는 것 같았다. ㅠㅠ
저녁은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난 고기를 잘 안 먹는다.
특히나 돼지고기는 안 좋아하는데 이 집 고기를 정말 맛있었다.
비계를 다 떼어내고 먹느라 힘들었지만 정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삼겹살이 무한 리필이라는데 처음에 가져다준 것만으로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았다.
어제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힘든 데다 배불리 먹고 났더니 잠이 왔다.
빨리 호텔로 돌아가서 자고 싶었지만 옵션 관광을 강매 당해 할 수 없이 툭툭이를 타고 야간 시티 투어를 하게 되었다.
치앙마이 구시가지는 사각형의 성곽과 해자 안에 위치하고 있다.
성곽을 따라가며 구경을 하다가 시장에 갔다.
시장으로 가는 길에 마사지 숍을 지나갔는데 가격표를 보니 타이 마사지가 200바트(약 6,600원)였다.
여행사에서는 1인당 40불을 받았는데!!
동남아나 중국은 치안이 걱정돼서 패키지 여행을 하지만 하여튼 패키지 여행은 할 것이 못된다.
돈은 돈대로 들면서 내 마음대로 여행도 못하고 피곤하기만 하고.
다음부터는 되도록이면 패키지 여행을 하지 말아야겠다.
하지만 공산권이나 치안이 불안한 나라들은 어떻게 여행하나? ㅠㅠ
야시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망고를 샀다.
우리나라에서 하나에 6천 원 내지 7천 원은 줘야 할 정도로 큰 망고가 3개에 100바트(약 3,300원)이다!
망고를 사들고 행복한 마음으로 치앙마이 야시장 중 가장 큰 아누사른 시장(Anusarn Market) 구경을 하였다.
옛날 남대문 시장 느낌?
비누 공예품
대나무 공예품
호텔로 돌아가니 10시가 넘었다.
서둘러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