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맑음)
오늘 날짜로 덕항산 산행 공지가 올라왔었는데 대간 때 덕항산을 간다고 하여 이번에는 동굴 구경만 하기로 하였다.
대금굴은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다 하여 한 달 전에 일찌감치 대금굴 예약을 하였다.
(http://samcheoktour.kr/samcheok/)
한 달 전에 예약할 때 12시와 3시 것만 예약이 가능하고 다른 시간대는 예매가 다 끝나 있었다.
대금굴 관람비는 12,000원인데 모노레일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환선굴은 동굴 입장료 4,000원에 모노레일 승차비 7,000원, 합계가 11,000원이다.
환선굴을 갈 때 걸어서 갈 사람은 환선굴 입장료만 내면 된다.
모노레일까지 탄다고 가정하면 대금굴은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니까 대금굴 관람 가격이 더 싼 것 같다.
전날 산악회 카페에 들어가 보니 골말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힘들기 때문에 들머리를 하사미교로 변경한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난 12시에 대금굴 예약을 해놓았는데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부랴부랴 대장님께 연락을 하고 결국 우리 두 사람을 위해 원래대로 골말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하였다.
산행을 하러 갈 때는 여러 가지로 긴장을 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산행을 안 한다고 생각하니 여유가 있고 마음이 가뿐하였다.
근처에 식당이 있다고 하여 빈 손으로 레깅스 스커트에 부츠를 신고 룰루랄라 덕항산으로 향하였다.
10시 30분쯤 동굴 매표소 앞에 도착하여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주변 산책을 하였다.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차장이 꽉 찬다고 하는데 과연 관광 명소답게 정비를 잘해놓았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계곡은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책을 둘러놓았다.
하긴 그 많은 사람들이 계곡에 들어가면 문제가 되긴 하겠지.
비수기라 특정 시간대만 관람을 허락하는 것인가 생각했었는데 막상 대금굴에 와보니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관람하기에 앞서 대기실에서 짧은 동영상을 보았다.
석회 동굴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그것을 미리 보고 동굴을 관람하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윽고 "은하열차"라는 이름의 모노레일을 타고 대금굴로 향하였다.
대금굴 입구 직전에 인공 터널이 있는데 터널 벽면을 별처럼 불빛으로 장식해놓았고 이곳을 통과할 때는 은하철도 999 노래가 흘러나왔다.
유치하냐고?
노우! 내 수준에 딱 맞는다.ㅋㅋㅋ
대금굴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오랫동안 물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이니까 자연보호에 동참해야겠지.
모노레일을 타기 전 가이드가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주는데 동굴 내에서 용변을 보면 벌금이 300만 원이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주의사항에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린아이들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갑자기 급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고.
동굴 입구에 화장실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이어폰을 꽂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동굴 관람을 하였다.
현재 관람 가능한 구간은 700m쯤 된다고 한다.
관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우렁찬 낙수 소리와 함께 동굴 폭포가 나타났다.
동굴 안에 이렇게 웅장한 폭포가 있다고 하는 것이 놀랍다.
대금굴은 동굴 안이 물로 차있다고 보면 되는데 이곳을 탐사하고 개발하는데도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나라 동굴들도 몇 군데 가보았지만 거기에 못지않게 대금굴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대금굴과 환선굴은 서로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데 지금 상태로도 경쟁력이 있지만 두 동굴을 서로 연결하여 개방하면 정말 세계적인 관광코스가 될 것 같다.
나라에서 이런 곳을 적극 홍보하여 관광자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요새 등산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에 좋은 곳들이 정말 많다.
난 그동안 국내보다는 외국 여행을 주로 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이런 멋진 곳들이 있는 줄 몰랐었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도 관광대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대금굴 관람을 마치고 근처 골말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밀전 3,000원, 도토리묵 7,000원, 감자옹심이 7,000원
양이 어마 무지 많다.
게다가 주인아주머니 음식 솜씨도 얼마나 좋은지 배가 부른데도 꾸역꾸역 다 먹느라 힘이 들었다.
짜지 않고 간간한 것이 정말 맛있다.
가자미 식혜와 장아찌 종류들도 팔고 있는데 아주머니 솜씨로 보아 맛있을 거 같아 사고 싶지만 가져가 봐야 먹을 사람이 없으니 ㅠㅠ
이런 식당이 수도권에 있으면 엄청 돈을 많이 벌 텐데 여기서는 오늘 점심시간에 우리 밖에 손님이 없는 것 같다.
주인아주머니는 책을 읽으시다가 우리가 주문을 하자 음식을 만들어주시고 다시 책을 읽으신다.
환선굴 구경을 하고 내려가는 길에 식당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니 텅 빈 식당 안에서 여전히 책을 읽고 계신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아주머니가 만든 모과차까지 마시고 천천히 식당을 떠났다.
원래는 운동도 할 겸 환선굴은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모노레일을 타고 가기로 하였다.
환선굴은 대금굴에 비해 넓고 크다.
대금굴 폭포처럼 크지는 않지만 폭포도 많고 기묘한 종유석들에 이름을 붙여놓았다.
미녀상
제1폭포
사랑의 맹세(난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
악어 발톱
만리장성
용의 머리
점심을 너무 천천히 먹는 바람에 시간이 촉박에서 환선굴 안을 뛰어다녔더니 등산한 것만큼 힘이 들었다.
내려올 때는 급경사길을 걸어서 내려왔다.
주차장 근처에 있는 굴피집과 너와집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하나, 둘 등산한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한다.
대장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이 너무 힘들어서 올라가다 하산하고 싶었다고 하신다.
다음에도 또 이 코스로 온다고 하면 자기도 대금굴 구경하겠다고.
괜스레 미안해진다.
우리만 아니었으면 들머리를 하사미교로 바꾸고 쉽게 등산할 수 있었을 텐데.ㅠㅠ
눈과 입이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