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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5.03.27 (정선) 병방산(861m)

산행일시: 2025년 3월 27일 목요일 (비)
산행코스: 병방치 ~ 병방산 ~ 동강탐방안내소
산행거리: 7.1km
산행시간: 11:30 ~ 15:30
산행트랙:

(정선)병방산__20250327.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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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오늘은 정선에 있는 나팔봉과 만지산을 가는 날이다.
검색해 보니 너무 험한 데다 비까지 온다고 하여 산행을 하지 않고 조양강을 따라 걸을 생각으로 가벼운 트레킹화를 신고 떠났다.
버스 안에서 대장님께서 산불감시원이 있으면 옆에 있는 병방산으로 바꾸겠다고 하신다.
병방산?
호기심에 폭풍 검색을 하였다.
병방치에 스카이워크가 있어서 거기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병방치에서 병방산까지는 완만하게 1시간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지도를 보니 병방산에서 날머리인 동강탐방안내소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그럼 여기 가볼까?
의기투합한 네 명이 병방산에 가기로 하였다.
광석교 근처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서성이다가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았다.
읍내로 가면 병방치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읍내까지는 30~40분 걸린다고.
까짓것, 그 정도 걷는 건 일도 아니지.
산을 넘어가는 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30분을 걸어도 도무지 읍내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앞으로 6km 이상 더 가야 한다!
택시도 안 온다고 하고 큰일 났네. ㅜㅜ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히치하이킹이라도 할 텐데.
그런데 이 도로는 차들도 다니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 차가 한 대 지나간다.
무조건 손을 들었는데 감사하게도 읍내까지 태워주셨다.
읍내에서 택시를 타고 병방치로 올라갔다.
높이 올라갈수록 물안개가 자욱하여 한 치 앞도 안 보인다.
병방치에는 주차장과 스카이워크, 그리고 집와이어 승강장이 있다.

이곳에서 보는 한반도 지형과 동강이 엄청 멋있다는데 아쉽다.
주차장 옆에 있는 벤치에서 비를 피해 이른 점심을 먹고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주차장에서 데크계단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병방산 쪽으로 가다 보니 방향이 반대다.

왜 이정표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지?
되돌아가서 귤암리 쪽으로 갔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병방산 쪽으로 가는 길은 좀 돌아가기는 하지만 둘레길이라 수월하다.
그것을 모르고 처음부터 산길로 간 것이다.
귤암리 쪽으로 가는 길은 산 사면을 따라 난 좁은 길로 낙엽이 수북하였다.
가다 보면 뜬금없이 조망도 없는 곳에 전망대 같은 것과 샘터가 나온다.
그 길로 계속 가다가는 귤암리로 내려갈 것 같아서 중간에 막산을 치고 올라갔다.

 

 

둘레길을 만난 후 잠시 둘레길을 따라가다가 산길로 들어선다.
리본도 군데군데 매달려있고, 등로 정비도 되어있고, 벤치들도 있다.
또 활공장도 있다.
그런데도 오지산행을 하는 것 같다.
봉우리를 예닐곱 개 넘어야 하는데 여간 가파르고 험한 게 아니다.
게다가 젖은 낙엽 때문에 엄청 미끄럽다.
암봉들도 지나고, 칼날 능선도 지난다.
절대 완만하게 올라가는 산이 아닌데?
비는 계속해서 내리지,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네. ㅜㅜ
그나마 만발한 생강나무 꽃들이 위안이 되었다.

 

둘레길 임도

활공장

하트바위

2km 정도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100m 정도 가면 병방산 정상이다.
삼각점과 벤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 리본에 병방산이라고 써놓기는 했다.

예전에는 정상패가 있었던 것 같은데...

 

병방산 정상

삼거리로 돌아가 목장 쪽으로 갔다.
올라갈 때보다 더 많이 오르내린다.
길도 더 가파르고 험하다.

844봉을 올라갈 때는 '차라리 나팔봉이랑 만지산을 갈걸.'하고 후회할 정도였다.
이 길은 노목지맥이라 군데군데 리본이 달려있어 그나마 길을 찾기는 쉬웠다.

 

858봉을 지난 후 노목지맥을 이탈하여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지맥을 이탈하자 지도상에는 등로 표시가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등로도 없고 리본이 단 한 개도 안 달려있다.
완전 오지 개척 산행일세.
오늘 산행할 생각을 안 하고 가벼운 트레킹화를 신고 스틱도 안 가져갔는데 3km가량 낙엽이 수북한 길을 얼마나 가파르게 내려가는지 허벅지에 쥐가 났다.
감사하게도 같이 가던 임병수운님이 스틱 한 짝을 빌려주셨고 모아모야님이 액상 마그비를 주셨다.

 

계속해서 가파르게 내려가면 무덤이 나오고, 그 아래 밭이 나온다.
앞에는 뾰족한 나팔봉이 보인다.
그래도 저기보다는 병방산이 나으려나?
밭을 지나 도로로 나가야 하는데 밭마다 울타리를 쳐놓아 여기저기 나갈 길을 찾다가 할 수 없이 철조망 기둥을 뽑아 철조망을 들어 올린 후 기어나갔다.
마지막까지 고생이네.

 

나팔봉

지나온 밭(몇 번 월담함)

동강탐방안내소로 가서 산행을 끝내고 보니 내 몰골이 말이 아니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온통 흙투성이다.
내 꾀에 내가 넘어갔네.
아무래도 닉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사서 고생이나 사고뭉치로.

 

동강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