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5년 3월 4일 화요일 (진눈깨비 또는 비)
코스: 용운정류장 ~ 외얏날 ~ 용동마을 ~ 운암정 ~ 둔기정류장
거리: 12.1km
시간: 12:06 ~ 15:40
트랙:
지도:
정읍에서 임실로 이동하여 <호수길>인 <옥정호 물안개길>을 걸었다.
하루 종일 비가 오거나 진눈깨비가 내릴 것 같아 이번에는 우비를 입었다.
용운정류장 앞에는 <옥정호 물안개길>과 <구름바위길> 안내판이 있다.
<물안개길>은 모두 7코스가 있는데 전북천리길 <옥정호 물안개길>은 그중 1코스인 <구름바위길>이다.
<구름바위길> 시점까지 가는 동안 직선으로 가도 되는 길을 빙 돌아서 가게 만든 곳이 적어도 세 번은 나온다.
일행 중 2/3는 그런 곳들마다 잘라먹었는데 전체 거리가 7km 나왔단다.
포장도로를 걷기도 하고, 농로를 걷기도 하고, 솔숲을 걷기도 한다.
농로를 걸을 때는 길이 진흙탕이라 짜증이 났다.
진흙이 튀어 바지도 엉망이고, 등산화 속으로 진흙이 들어가 등산화고 양말이고 난리도 아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이건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좋은 거지?
외얏날(붕어섬) 입구
스탬프 찍는 곳
이곳에는 묘지들도 많은데 그중 하나는 진짜 묏자리를 잘 쓴 것 같다.
옥정호가 내려다보이는 양지바른 곳이다.
이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잠시 막산을 탔다.
묘지 끝까지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계속해서 <구름바위길> 시점으로 간다.
비가 와서 길이 엉망이다 보니까 모든 게 다 나빠 보인다.
드디어 마을길을 벗어나 옥정호로 내려간다.
저게 오봉산인가?
옥정호 물안개가 아니라 오봉산 물안개를 보네.
오봉산(?)
이후 옥정호를 따라 사면 길을 간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해놓았다.
길도 좁고 나무들도 쓰러져있다.
국사봉 갈림길 앞에는 2층 정자가 있다.
이것이 운암정인 줄 알았는데 운암정은 한참 더 가야 한다.
이 정자를 지나자마자 갑자기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우산을 쓰고 긴 우비를 펄럭거리며 산행은 하려니 여간 거추장스러운 게 아니었다.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대나무 숲이 나온다.
잠시 "아, 좋다." 했는데 곳곳에 대무들이 쓰러져있어 돌아가느라 때 아닌 오지산행을 해야 했다.
relax 하려고 전북천리길을 걷는 것인데 이게 뭐람?
이후 다시 옥정호를 따라 사면 길을 걷는다.
오르락내리락.
운암정을 지나서 가다 보면 데크 계단이 나온다.
우두산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보다 더 가파르다.
에고, 힘들어.
전북천리길 좋게 봤는데 다시 봐야겠네.
운암정
둔기정류장 100m 전에서 트레킹을 끝냈다.
왜냐고?
<자연산장>이라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운암대교
60,000원짜리 닭볶음탕을 시켜 넷이 먹었는데 세상에 그런 닭볶음탕은 처음 본다.
첫째, 닭다리가 없다.
대신 닭 가슴살이라도 많으면 좋은데 그것도 별로 없다.
둘째, 닭고기가 너무 질기다.
마치 껌을 씹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단다.
밥도 설익은 것처럼 꼬들거려서 정말 50번은 씹어야 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반찬들이 맛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도토리묵 무침을 줬는데 상추 겉절이인 줄 알았다.
도토리묵은 딱 두 조각 있더라.
내가 웬만하면 음식 투정 안 하는데 이 집은 정말 너무하다.
매운탕을 먹은 사람들은 맛있다고 하니 닭의 문제라고 생각해 줘야지.
옥정호 둘레를 데크 길로 우아하게 걸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날씨도 싫고, 길도 싫고, 음식도 싫었다.
그래도 걸을 수 있음에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