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맑음)
장소: 에드푸(Edfu) ~ 룩소르(Luxor)
자고 일어났더니 에드푸에 도착해 있었다.
5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하선하여 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에드푸 신전으로 갔다.
모든 크루즈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매의 형상을 한 호루스(Horus)에게 봉헌된 에드푸 신전은 카르낙 신전 다음으로 큰 신전이며, 현재 이집트에 남아있는 신전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한다.
일단은 엄청난 규모에 놀랐다.
벽마다 빼곡히 조각이 되어있는데 그림과 상형문자로 하나하나 너무나도 세밀하게 표현을 해놓아 놀라울 따름이었다.
아쉬운 것은 후에 로마의 기독교인들이 우상숭배라고 얼굴들을 다 긁어놓았다는 사실이다.
아이, 왜 그랬어?~
그냥 벽면의 조각들일뿐인데...
에드푸(Edfu) 신전
에드푸에서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이동하여 룩소르로 갔다.
북쪽으로 갈수록 푸릇푸릇해진다.
나무들도 많고 드넓은 밭들이 나타난다.
종려나무와 당나귀들도 많이 보며 흡사 예수님 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룩소르 관광은 이집트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 중왕국의 수도 테베의 일부였으며 번성기에는 인구가 1천만 명이었다고 한다.
룩소르 서안에는 무덤들이, 동안에는 신전들이 있다.
먼지 서안 구경을 하였다.
제18왕조 아멘호텝 3세(Amenhotep III)의 신전에는 19.5m 높이의 두 개의 좌상이 있다.
좌상 중 하나가 멤논을 닮았다고 해서 멤논의 거상(Colossi of Memnon)이라고 부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멤논은 새벽의 여신인 에오스(Eos)와 트로이의 왕자 티토노스(Tithonus)의 아들로 에티오피아의 왕이 된다.
그는 트로이 전쟁 때 트로이 왕을 도우러 갔다가 그리스의 아킬레스(Achilles)에게 죽임을 당한다.
진짜 "거상"이다.
얼마나 큰지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 되어 아쉽다.
멤논의 거상(Colossi of Memnon)
멤논의 거상 뒤로 돌산이 보인다.
왕가의 계곡 (Valley of the Kings)이 있는 곳이다.
왕가의 계곡에는 신왕국 시대 제18왕조에서 제20왕조까지의 왕들의 묘들이 있다.
일종의 공동묘지인데 이 계곡에 있는 묘들은 암굴을 파서 만든 분묘이다.
왕가의 계곡에 있는 대부분의 묘들이 도굴을 당했지만 그중 18세에 요절한 투탕카멘(Tutankhamun) 왕의 무덤만이 원 상태로 남아있다.
그것은 람세스 6세의 무덤이 입구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먼저 투탕카멘의 무덤으로 갔다.
삼중의 황금관 안에 투탕카멘의 미이라가 안치되어 있었다는데 황금관은 박물관으로 옮기고 새까만 미이라만 볼 수 있었다.
불쌍한 투탕카멘. ㅜㅜ
막강한 고대 이집트의 왕이었는데 몇 천 년 동안 구경거리가 되다니...
투탕카멘(Tutankhamun) 왕의 무덤
투탕카멘과 세티 1세의 무덤은 따로 입장권을 사야하고, 왕가의 계곡 입장권으로는 그 외의 무덤을 세 개 볼 수 있다.
보통 패키지여행 상품에서는 투탕카멘의 무덤과 여왕의 계곡에 있는 람세스 2세의 부인인 네페르타리의 무덤을 선택 관광으로 넣는데 이 상품은 투탕카멘의 무덤 관람이 포함되어 있고, 네페르타리의 무덤은 관람이 금지되어 대신 세티 1세의 무덤을 선택 관광으로 185유로를 주고 구경하였다.
많은 업적을 남긴 세티 1세(Sety I)의 무덤은 길이 136m로 규모도 크고 화려하다.
묘실 앞에 있는 방은 아치형의 천장에 별자리가 표시되어 있다.
혼자 갔기 때문에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었는데 무덤 안에 있던 이집트 아저씨가 친절하게 설명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여긴 무조건 one dollar!
무덤 보호를 위해 관람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한다고 했는데 시간제한은 없었다.
세티 1세(Sety I)의 무덤
왕가의 계곡 입장권으로 가이드가 추천한 람세스 3세의 무덤과 람세스 9세의 무덤, 람세스 4세의 무덤을 보러 갔다.
람세스 9세의 무덤에 있는 검표원이 one dollar를 주면 검표를 하지 않고 그냥 들여보내 주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4개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입장권이 750 이집트 파운드(약 23,500원)이니까 1불 더 주고 4개를 보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무덤 안이 너무 더워서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세티 1세의 무덤이 제일 화려하고 제일 많이 개방된 것이라 다른 무덤들은 볼 필요가 없었다.
사실 185유로나 주고 세티 1세의 무덤을 볼 가치가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다른 무덤들을 보고 나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람세스 3세(Rameses III)의 무덤
람세스 9세(Rameses IX)의 무덤
람세스 4세(Rameses IV)의 무덤
왕가의 계곡을 떠나 근처에 있는 핫셉수트 장제전으로 갔다.
핫셉수트 장제전은 핫셉수트(Hatshepsut) 여왕이 건축한 장례 신전으로 석회암 절벽 아래 3단으로 되어있다.
핫셉수트 여왕의 탄생 이야기와 업적들이 벽화로 남아있다.
핫셉수트 장제전에서 보니 룩소르 서안은 사막, 동안은 푸른 초지였다.
그래서 사막 지대인 나일강 서안에는 무덤들이, 사람들이 사는 초지인 나일강 동안에는 신전들이 있는 것이다.
핫셉수트(Hatshepsut) 장제전
이미 2시나 된데다 너무 더워서 구경이고 나발이고 다 싫을 정도였다.
서둘러 구경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크루즈 선을 나올 때 밀 박스에 음식을 엄청 챙겨줬다.
난 박스 째 이집트 아이에게 줬지만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배를 타고 나일강을 가로질러 나일강 가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강바람이 시원해 살 것 같았다.
룩소르 동안
강 건너 돌산이 룩소르 서안
점심식사로는 몰로키아(molokhia)와 타진(tajine), 생선 튀김, 밥이 나왔다.
몰로키아는 닭고기 육수에 몰로키아, 마늘, 고수 등을 넣고 끓인 것으로 매생이국처럼 끈적끈적한 스프다.
오늘 나온 타진은 미트볼 없이 주로 콩만 넣고 끓인 것으로 아스완에서 먹은 미트볼이 있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생선튀김도 맛있고, 전체적으로 점심 메뉴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몰로키아(molokhia)
식사 후 룩소르 동안 투어를 하였다.
동안에서는 신전 구경을 하게 된다.
먼저 이집트 최대의 신전인 카르낙(Karnak) 신전을 보러 갔다.
카르낙 신전은 신들의 왕인 아몬(Amon)에게 봉헌되었다.
이집트 최대 신전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엄청난 크기의 기둥들이 빼곡히 서있었다.
도대체 저 큰 기둥들을 어떻게 세웠을까?
그리고 그 위에 대들보나 지붕은 어떻게 얹었을까?
기둥들을 포함한 신전 안의 모든 구조물들은 빼곡히 부조가 되어있었다.
파르테논 신전이 멋있다고 하는데 여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카르낙(Karnak) 신전
카르낙 신전을 나와 룩소르 신전으로 갔다.
룩소르 신전은 제전을 치르는 신전으로 원래 카르낙 신전의 부속 신전이었다.
이 신전은 특이하게 원래 이집트 신전이었던 곳을 로마가 교회로 사용하였고 후에는 이슬람이 모스크로 사용하였다.
모스크는 현재도 있고, 교회로 사용할 당시 만들어진 프레스코 화도 남아있어 세 문화권의 종교가 혼재되어 있는 곳이다.
룩소르(Luxor) 신전
(이집트 신전과 교회 터, 모스크가 함께 있는 모습)
(신전 안에 있는 교회 입구)
(신전 벽면을 회칠한 후 프레스코 화를 그린 것)
룩소르는 무덤이건 신전이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 인산인해였다.
덥기도 하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 더 힘들었다.
너덜너덜해져서 크루즈 선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객실에 돛단배가 한 척 있었다.
샤워를 하고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너무 지쳐서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막상 먹으니까 또 많이 먹게 되네. ㅎ
내일은 후르가다로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떠나 장거리 이동을 한다고 하니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