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4년 11월 8일 금요일 (이슬비 후 흐림)
장소: 파리(Paris) ~ 오베르쉬르우아즈(Auvers-Sur-Oise) ~ 에트르타(Etretat) ~ 옹플뢰르(Honfleur) ~ 캉(Caen)
아침을 먹고 파리 북쪽에 있는 오베르쉬르우아즈로 갔다. (40분 소요)
보통 지베르니로 가지만 모네의 정원이 11월 ~ 3월은 휴관이기 때문에 대신 오베르쉬르우아즈로 가게 되었다.
오베르쉬르우아즈는 작은 마을이지만 19세기 동안 세잔, 피사로, 도비니, 고흐 등 많은 화가들이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특히 고흐가 생을 마감한 곳으로, 마을 곳곳에 고흐의 그림 사본이 세워져 있다.
오르셰 미술관에서 본 오베르의 교회와 까마귀 나는 밀밭, 오베르의 시청, 오베르의 계단 등 작품 속의 실제 장소를 직접 보니 감명 깊었다.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무덤이 있는 공동묘지로 올라가서 내려오며 그림의 배경이 된 교회, 도비니의 정원, 시청, 계단과 고흐가 생을 마감한 라부 여인숙(Raboux)을 구경하였다.
중간에 사진을 찍다가 일행을 놓치는 해프닝이 있었다.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무덤
고흐 <까마귀 나는 밀밭>
고흐 <오베르의 교회>
고흐 <도비니의 정원>
오베르의 시청
라부 여인숙(Raboux)
고흐 <오베르의 계단>
한적하고 아름다운 오베르쉬르우아즈를 떠나 서쪽 해안에 있는 에트르타로 갔다.
끝없이 펼쳐진 밭과 예쁜 마을들을 지나간다.
이곳의 풀밭은 색깔이 너무 예쁘다.
초봄의 선명한 연녹색이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래 가사에 딱 어울리는 풍경이다.
그런데 나무들은 살짝 단풍이 들어서 봄과 가을이 공존하는 듯하다.
잔뜩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아니, 흐려서 더 운치 있고 멋있다.
길가에 있는 나무들에는 겨우살이가 잔뜩 붙어있다.
이런 곳에서는 없던 예술적 감각도 살아날 것 같다.
해외여행을 다녀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작은지 느끼게 된다.
땅덩어리도 작고 천연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오늘날과 같은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는 게 진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나라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ㅋ
3시간 30분 만에 에트르타에 도착하여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괴도 루팡>을 쓴 모리스 르블랑의 별장이 있다.
바닷가 예쁜 식당에서 단호박과 염소치즈로 만든 타르트, 생선 요리, 티라무스를 먹었다.
염소 치즈 빼고는 다 맛있다. (난 양이나 염소를 안 좋아한다.)
점심을 먹고 에트르타 해변을 구경하였다.
에트르타는 작은 도시이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이다.
특히 모네와 모파상은 에트르타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에트르타에는 코끼리 가족이 산다.
오른쪽으로 교회가 있는 절벽인 팔레스 다몽(Falaise d'Amont)에는 아기 코끼리가 있고, 해안선을 따라 왼쪽 팔레스 다발(Falaise d'Aval)에는 엄마 코끼리가 있다.
팔레스 다발은 모파상이 코끼리 바위라고 이름 붙인 곳으로 여자의 일생에서 잔느가 자살하려고 섰던 바위이다.
팔레스 다몽(Falaise d'Amont): 아기 코끼리
모네가 그린 팔레스 다몽
팔레스 다발(Falaise d'Aval): 엄마 코끼리
모네가 그린 팔레스 다발
아빠 코끼리를 보기 위해 팔레스 다발 꼭대기로 올라갔다.
여기서 보는 풍경이 장관이니 꼭 올라가 보아야 한다.
올라가는데 내 걸음으로 10분, 기어가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아빠 코끼리
모네가 그린 아빠 코끼리
이후 에트르타에서 남쪽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옹플뢰르로 갔다.
옹플뢰르는 40km 길이의 코트 플뢰리(Cote Fleurie, 꽃의 해안) 동쪽 끝에 있는 항구 도시로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분위기는 덴마크 니하운이나 노르웨이 베르겐과 비슷하다.
구시가지 중심에는 일반 백성들이 힘을 합쳐서 지었다는 목조 건물인 생트 카트린 교회(Église de Sainte Catherine)가 있고, 광장 주위에는 상가들이 있다.
여긴 스웨덴 감라스탄 비슷하기도 하다.
유럽이 다들 비슷비슷하지, 뭐.
상점에서 과일로 만든 젤리를 사먹었다.
생트 카트린 교회(Église de Sainte Catherine)
이후 남쪽으로 1시간 이동하여 캉으로 가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샐러드, 닭고기 요리, 딸기 젤라틴과 과일이 나왔다.
샐러드와 젤라틴은 맛있는데 닭고기 요리는 한 점 먹고 말았다.
이렇게 뻑뻑한 닭다리는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본다.
도대체 닭을 얼마나 운동을 시켰길래 지방이 1도 없이 근육만 있을까?
그래도 배는 부르다.
Hotel Mercure Caen Cote de Nacre
새로 지은 호텔인 듯 모든 게 반짝반짝하다.
콘센트조차 최신식(?)이라 좀 헤맸다.
그냥 꽂으면 안 되고 꽂은 다음 꽉 눌러야 한다.
조식도 괜찮고 다 좋은데 여기도 역시나 헤어드라이어와 샴푸 겸용 바디 클렌저, 커피와 티, 커피 포트만 있다.
프랑스는 다 그런가?
또 순간 온수기를 쓰는 것처럼 온수 온도가 일정하지 않지만 아주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로비에 정수기는 아니겠지만 물이랑 얼음을 받을 수 있는 기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