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흐리고 비 후 갬)
장소: 강원 속초 영랑동 (033-636-0410)
올 추석 연휴엔 정신이 나갔나 보다.
추석 전날 6시간 걸려 안면도에 갔으면서 정신 못 차리고 오늘 또 길을 나섰다.
속초까지 가는데 5시간 걸렸다.
점심 먹고 떠났는데 6시가 넘어 도착하여 저녁을 먹으러 갔다.
속초에 오면 대게거리에 가서 게를 먹곤 했는데 홍게를 먹으러 가서는 매번 상인들의 말에 넘어가 대게나 킹크랩을 먹었다.
난 홍게가 좋던데 상인들은 대게나 킹크랩이 더 많이 남으니까 꼭 그런 걸 먹게 만든다.
오늘은 기필코 홍게를 먹고자 영금정 옆에 있는 <유진게찜>으로 갔다.
여기를 알고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고, <홍게나라>에 갔다가 12만 원짜리밖에 안 남았다고 하여 다른 곳을 찾아서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이다.
1kg짜리 홍게 한 마리에 9만원.
좀 비싸긴 하지만 요새 모든 게 다 올랐으니까.
사장님께서 대게나 킹크랩을 팔아야 더 남지만 홍게도 달고 맛있다고 솔직히 말씀해 주셔서 좋았다.
곁들임 반찬은 수수하다.
그런데 다 맛있다.
샐러드 드레싱도 맛있고, 물김치도 맛있고, 해초무침도 맛있고, 생선까스도 맛있고, 오징어순대도 너무 부드럽고 촉촉하니 맛있어서 리필해 먹었다.
드디어 따끈따끈하게 김이 나는 게가 나왔다.
둘이 먹기에는 보기보다 양이 많아 배가 불렀다.
게다가 큼직한 게딱지 볶음밥과 홍게 라면까지 먹느라 진짜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게딱지 볶음밥을 먼저 먹고는 너무 맛있다고 감탄하고 있다가 라면도 맛은 봐야지 하고 한 젓가락 먹었는데 와! 이게 진짜 예술이다.
시원 담백한 국물이며, 쫄깃한 면발이며.
나중에 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 라면이 보통 라면이 아니란다.
17가지 재료가 들어갔단다!
어쩐지.~
이 집은 음식이 맛있기도 하지만 짜지 않아서 더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가격을 잊게 만드는 곳이다.
게다가 친절은 기본이다.
다음에 또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