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맑음)
코스: 파도리해변 ~ 어은돌해변 ~ 모항저수지 ~ 모항항 ~ 만리포해변
거리: 10.5km
시간: 10:25 ~ 15:00
트랙:
지도:
지난주에는 비가 와서 2코스를 빼먹었고, 오늘 3코스를 간다.
어차피 다음 주부터는 또 못 가니까 그냥 마음 편하게 시간 맞을 때마다 가보려고 한다.
3코스 <파도길>은 만리포에서부터 파도리까지이다.
하지만 서해랑길 68코스와 공지가 같이 올라오는 바람에 거꾸로 진행하게 되었다.
사당에서 출발할 때는 당장 비가 쏟아질 듯 하늘이 잔뜩 찌푸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구름이 갈라지며 파란 하늘이 보이더니 파도리에 도착하자 밝은 햇살이 가득한 하늘이 너무 예쁘다.
파도어촌계복지회관에서 직진하다가 우측 파도길로 간다.
마을을 통과하여 쭉 들어가면 파도리해변이 나온다.
해옥이라는 작은 몽돌로 이루어진 파도리해변에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작년 봄에 친구들과 왔던 곳이다.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 정말 사진이 멋있게 나온다.
파도리해변
파도리 해식동굴
한참 사진을 찍으며 놀다가 태안해변길을 따라갔다.
파도리해변에서 망미산을 넘으면 어은돌해변이 나온다.
좀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파도리해변에서 해벽을 통과해 어은돌해변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갈이 많아 물고기들이 살기 좋다는 어은돌해변에는 독살이 있었다.
망미산 정상
어은돌해변
노인회관 앞에서 오른쪽 도로를 따라간다.
곧 누렇게 변할 논을 지나면 모항저수지가 나온다.
오늘은 하늘이 완전 가을 하늘 같다.
구름이 너무 예쁘다.
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구름이 되고 싶다.
두둥실 하늘에 떠서 세계 곳곳을 가보고 싶다.
모항저수지
모항저수지를 돌아 행금이로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모항항이 나온다.
수산물직판장이 있어 들어가 보았는데 여긴 그냥 수산물만 파는 곳인가 보다.
근처 식당에서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다.
맛있긴 하나 조개구이나 조개찜을 먹고 싶었는데...
오늘은 서해랑길이랑 공지가 같이 올라오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줘서 면발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먹을 정도로 천천히 먹었다.
행금이
행금이쉼터
모항항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쉬다가 만리포해변으로 향하였다.
모항항에서 만리포까지는 2.5km이다.
예쁜 숲속 도로를 지나 만리포해변으로 내려가니 아직도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해수욕장 가본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도 안 나네.
내 멋진 몸매를 자랑해야 하는데. ㅋㅋㅋ
만리포해변
만리포사랑 노래비 앞에서 트레킹을 끝내고 바닷가에 있는 <만리뷰> 카페에서 팥빙수를 먹었다.
인절미 가루가 얼음 가루와 섞인 특이한 빙수이다.
그래도 17,000원이면 너무 비싼 걸?
카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과하게 예쁘니까 용서하자.
저기에 야자수만 있으면 딱 산타모니카 비치인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
나른한 주말 오후 바닷가 노천 카페에서 알지도 못하는 인생을 논하던 기억, 캄캄한 저녁에 팝송을 들으며 분위기에 취해 Pacific Coast Highway를 달리던 기억, 그리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미국에 와서 왜 사서고생인가 생각하며 눈물 흘리던 기억, 등등.
그 시절을 생각하면 항상 반짝반짝 빛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1990년대 LA에서
그런데 생각해보니 오늘도 그때만큼 아름답네.
내 인생의 황금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