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3년 7월 20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고대동교 ~ 법장사 ~ 거문산 ~ 금당산 ~ 왕관바위 ~ 금당계곡 ~ 금당교
산행거리: 9.9km
산행시간: 09:50 ~ 15:54
산행트랙:
등산지도:
그동안 장마로 산행을 못하고 있다가 모처럼 비가 그쳐서 2주 만에 산행을 간다.
복잡한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와야겠다.
고대동교 앞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고, <겨울왕국>의 스노우맨을 지난 후 임도를 따라서 법장사까지 간다.
고대동교
법장사
법장사 뒤로 등산로가 있다.
임도를 만날 때까지 독주골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간다.
습도가 높아서 몸이 물 먹은 솜이불마냥 무겁다.
더워서 그런지, 오랜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체력이 약해져서 그런지 죽을 맛이다.
내가 여길 왜 왔던가?
이러다 열사병으로 죽는 거 아냐?
눈앞이 자꾸 캄캄해져서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갔다.
여름은 정말 싫어. ㅜㅜ
고대동교에서 임도까지 2.5km인데 법장사에서 임도까지는 700m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임도에서 다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은 시간이 많아서 대장님이 천천히 내려오라고 신신당부했으니까 천천히 가도 마음이 편하다.
임도를 가로질러 빨간 철계단을 올라간 후 20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한동안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다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땀을 안 흘리는데도 온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으로 거문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거문산 정상에서는 먼저 올라간 분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오늘은 내가 무릎이 안 좋은 삼각산 대장님보다 느리다.
진짜 거문산 정상은 이곳에서 외솔베기 쪽으로 10m 정도 더 가야 한다고 한다.
제천 다솔산악회에서 붙여놓은 정상 팻말이 있었다.
거문산 정상
거문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금당산으로 향하였다.
거문산 정상에서 금당산 정상까지는 2.1km로 암봉을 가파른 사면으로 우회하기도 하고, 관중 숲을 지나기도 하고, 버섯밭을 지나가기도 한다.
오르내림이 있긴 하지만 지나온 가파른 오르막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가야 할 금당산이 보인다.
저기까지 언제 가지?
하지만 걷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걷는 것이다.
요새 하용조 목사님의 생전 설교를 듣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셨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묵묵히 살아내야 한다고.
삶이란 마치 산행과 같다.
그런데 삶에도 이정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다면 견디기가 훨씬 쉬울 텐데...
하지만 믿음은 그렇지가 않다.
갈 길을 알지 못하고 가는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히브리서 11:1
지금까지 내 길을 인도하신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자.
가야 할 금당산
산죽 밭을 지나 사거리에 도착한 후 180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간다.
삼거리에서 다시 200m 올라가면 금당산 정상이다.
금당산 정상
금당산 정상은 예전에는 조망이 좋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나무에 가려 아무것도 안 보였다.
금당산 정상에서 삼거리로 돌아가 700m 정도 내려가면 왕관바위가 나온다.
쇠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올라갈 만은 하지만 나 같은 벌벌이는 도우미가 필요하다.
왕관바위에 올라서면 지나온 금당산도 보이고 평창의 다른 산들도 보이지만 이름을 몰러.
왕관바위
지나온 금당산
다시 조심해서 쇠줄을 잡고 내려가서 조금만 가면 <평창역 3.06km> 이정표가 나온다.
선두가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라고 깔지를 깔아놓았다.
지도에는 조금 더 가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걸로 나오는데...
금당동 갈림길(길 안 좋음)
지름길이라고 해서 그리로 내려갔는데 정규 등산로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구태여 그 길로 내려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등로는 있는데 길이 너무 안 좋다.
완전 오지산행 수준이라 내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규 등산로와 만나고 나서도 길이 안 좋다.
비가 와서 계곡이 좋긴 하지만 계곡을 보러 이쪽으로 내려올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계곡의 물이 어찌나 차던지 발을 5초도 못 담그고 있을 정도였다.
35도까지 올라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는 안전안내문자가 계속해서 오지만 여긴 그런 거 모른다.
덕분에 피서는 제대로 했네.
계곡을 벗어난 후 마을길을 따라 금당교로 내려가서 등매지 버스정류장 앞에서 산행을 마쳤다.
아무리 힘든 산행이라도 산행은 끝나고 나면 항상 좋더라.
금당계곡
금당교 앞 등매지 버스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