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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3.05.25 (청도) 방음산(581m), 호거산(614m)

산행일시: 2023년 5월 25일 목요일 (밁음)
산행코스: 운문사 정류장 ~ 방음산 ~ 호거산 ~ 호거대 장군봉 ~ 명태재 ~ 운문사 정류장
산행거리: 4.7km
산행시간: 11:35 ~ 15:00
산행트랙:

(청도)방음산, 호거산 20230525.gpx
0.03MB

등산지도:


아니나 다를까, 미국에서 오자마자 심한 감기에 걸렸다.
머리가 아프고, 목이 찢어지듯이 아프고, 근육통이 있어 또다시 코로나에 걸렸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 급으로 아팠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왔다.
내 몸이 약해서 그런지, 약에 강력 수면제를 넣었는지 약만 먹으면 까무러치듯 잠이 들었다.
토요일부터 줄줄이 있던 일정들을 다 취소하고 쉴 수밖에 없었다.
3일이 지나자 콧물이 정신없이 흐르며 가래가 나왔다.
목요일 산행은 취소하기 싫은데. ㅜㅜ
도저히 안 되겠기에 수액을 맞았다.
이러면서까지 꼭 산에 가야 하겠니?
그런데 산에 가면 나을 것 같은 느낌? ㅎ
운문사 정류장에서 내리니 복호산과 멋진 호거대가 보인다.
화랑교를 건너면 소머리 암벽장이 나오고, 캠핑장을 가로질러 왼쪽으로 가다가 산길로 들어선다.
이정표가 없으니 리본을 잘 보고 들머리를 찾아야 한다.

 

복호산

소머리 암벽장

장군봉(호거대)

1km 정도 오름길이다.
점점 가팔라지더니 짧은 애추지역을 지난 뒤로 더욱 가파르게 올라간다.
전망바위에서는 가야 할 호거대와 그 뒤로 억산이 보이고, 또 다른 조망터에서는 복호산과 지룡산이 보인다.

 

장군봉(호거대)와 그 뒤로 억산

복호산과 지룡산

능선에 이른 후 다소 편안해진 발걸음으로 방음산 정상까지 갔다.
방음산 정상에는 풍혈이 있다.
그런데 시원한 바람은 안 나오는 것 같다.
호거대가 보이는 바위 위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콧물이 흐르고, 가래 때문에 목도 답답하고, 숨도 깊이 쉬지 못했는데 올라오는 동안 그런 증상들이 많이 사라졌다.

 

방음산 정상

풍혈

방음산 정상에서부터는 그야말로 편한 길이 이어진다.
호거산과 장군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0m만 가면 해들개봉이라 부르는 호거산 정상에 도착한다.
호거산 정상에서도 조망은 없다.
하지만 실망할 것이 없는 게 호거대가 있기 때문이다.

 

호거산(해들개봉) 정상

삼거리로 돌아간 후 완만한 내리막길을 900m쯤 간다.
소나무가 울창한 아름다운 길이다.
조망터에서는 가지산에서 운문산, 억산이 보인다.
아래에는 대비지와 대비사가 보인다.

 

대비지와 대비사, 그 뒤로 억산

백선

편안한 길 끝에 갑작스레 바위 너덜길이 나온다.
장군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장군봉 또는 호거대 정상은 직벽을 쇠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조심스럽게 올라가 본다.

 

장군봉(호거대)

장군봉은 오늘 최고의 조망터이다.
여기 올라왔으니 오늘 산행은 본전은 건졌다.
지나온 방음산과 호거산도 보이고, 복호산과 지룡산도 보이고, 가지산에서 억산에 이르는 영남알프스가 보인다.
호거대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며 놀다가 내려갔다.

 

장군봉(호거대) 정상

지나온 호거산과 방음산

복호산과 지룡산

대비지와 대비사, 억산

(무서워라. ㅠㅠ)

 

호거대 앞에 있는 바위에도 올라가 보았다.
대비지가 더 잘 보이는 명당이다.
예전에 억산에 갈 때 석골사에서 팔풍재로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진짜 편안하고 좋은 길이었다.
팔풍재에서 내려가면 바로 저 대비지가 나온다.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며 간식을 먹고 쉬다가 내려갔다.

 

장군봉을 아래에서 보면 큰 바위 사이에 걸쳐 있는 작은 바위들이 있다.
서래봉 아래에 있는 굴렁쇠바위도 저런 거겠지?

 

이후 명태재까지 완만하게 내려간다.
몸이 안 좋아 처음부터 서래봉에 갈 생각은 아니었고 어디에서 내려갈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욕심부리지 말고 이쯤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서래봉에 이르는 능선, 그 뒤로 가지산(왼쪽)과 운문산

명태재

명태재에서 내려가는 길은 운문산 둘레길이다.
가파를 수도 있는 길을 빙빙 돌려 완만하게 내려가도록 하였다.
한동안 내려가면 작은 돌들이 깔린 마른 계곡 같은 길이 나오고, 조금 더 내려가면 산행을 시작한 운문사 정류장에 도착한다.

 

내려와서 바라본 장군봉, 호거산, 방음산

짧은 산행을 마친 후 운문사로 갔다.
운문사까지는 1.3km 정도 된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서있는 <운문사 솔바람길>을 따라간다.

 

운문사는 초파일을 맞이하여 초입부터 온 절이 연등으로 뒤덮여있었다.
입구에는 스님들이 쭉 앉아서 연등비(?)는 받고 있었다.
이런 연등이나 부적이나 면죄부나 모두 물질화한 신앙의 모습이 아닐까?
연등이 너무 많아서 절의 모습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운문사

500년 된 처진 소나무

연등 때문에 절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운문가 정류장으로 돌아갔다.
이후 근처 식당에서 콩국수와 메밀만두, 해물파전을 먹었다.
특히 땅콩을 갈아 넣은 콩국수가 맛있었다.
생각보다 날씨도 덥지 않고, 산행도 힘들지 않고, 조망은 좋아 즐거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