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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3.04.27 (밀양) 정각산(860m), 실혜산(828m)

산행일시: 2023년 4월 27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구천마을회관 ~ 처매듬골 ~ 정각산 ~ 끝방재 ~ 미륵봉 ~ 실혜산 ~ 정승봉 ~ 얼음골 사과나라
산행거리: 12.2km
산행시간: 11:30 ~ 15:13
산행트랙:

(밀양)정각산, 실혜산 20230427.gpx
0.06MB

등산지도:

 

어제 덕유산에는 상고대가 피었단다.
꼭 4월에 이렇게 추위가 적어도 한 번은 온다니까.
그래도 낮에는 20도까지 오른다고 하여 여름용 긴팔티를 입고 나섰다.
아침에 버스를 탈 때는 추웠는데 구천마을회관에 도착하니 티셔츠만 입어도 될 정도로 기온이 올랐다.
마을회관 화장실을 갔다 나오니 일행들이 하나도 안 보였다.
난 워밍업 하는데 적어도 한, 두 시간은 걸리는데 다들 어떻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쏜살같이 가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내가 꼴찌겠지만 어쨌든 시간 안에만 하산하면 되니까 조급할 것은 없다.
구천마을회관에서 정각산 정상까지는 3.7km 정도 된다.
정각산 아래에 있는 구천마을을 통과하여 과수원 사이로 가파르게 올라가면 대영리조트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정각산(산 중턱에 있는 하얀 바위가 처매듬)

200m쯤 가다가 이정표가 나오면 왼쪽으로 올라간다.
이곳에서 정각산 정상까지는 2.39km이다.
오른쪽으로는 멋진 처매듬이 보인다.
조금 후에 저 처매듬 아래를 지나게 된다.

 

정각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올라간다.
험한 산길에서 올해 처음으로 금낭화를 만났다.
언제 봐도 예쁜 너!
계곡을 따라 너덜길을 올라가다 보면 작은 폭포를 만난다.
처매듬 아래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우회한다.
이곳은 암릉이 아닌데도 네 발로 기어 올라가야 할 정도로 험하다.
이 산 장난이 아니네.

 

처매듬

너덜지대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면 정각폭포에 도착한다.
물어 없어 아쉽지만 충분히 멋진 폭포이다.
폭포 옆에서 또다시 쪼르르 피어있는 금낭화를 만났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덩달아 예뻐지는 것 같다.
11시 30분이나 되어 산행을 시작했더니 이미 12시 30분이 넘어 정각폭포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각폭포

이후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조망터에서는 산행을 시작한 구천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지만 계절은 이미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그런데 도대체 폐광 굴은 어디 있는 거야?
대개 산 중턱에 있지 않나?
가도 가도 보이지가 않네.
이곳 폐광 굴은 능선 바로 아래 가파른 산 사면에 있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건 처음 본다.
덕분에 조망이 무척 좋다.
건너편에 뾰족한 향로산이 보인다.
동굴 내부는 상당히 컸다.
그런데 여기에서 캔 광물을 어떻게 운반했을까?
폐광 굴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비탈이라 그리로 운반했을 리는 없는데...
다른 곳에 또 입구가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폐광 굴

폐광 굴에서 가파르게 올라 능선에 도착한 후 왼쪽으로 올라간다.
이정표가 있는 주능선에 도착한 후 160m만 가면 정각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각산 정상에서는 조망이 없다.

 

정각산 정상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서 한동안 힐링 숲길을 걸어간다.
중간에 있는 조망터에서는 지나온 정각산 정상과 가야 할 실혜산이 보인다.
이후 임도를 만날 때까지 계속 내려간다.

 

지나온 정각산

가야 할 실혜산

첫 번째로 임도를 만나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산길로 올라간다.
사실 임도를 따라 끝방재까지 계속 가도 된다.
봉우리를 하나 넘어 내려가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그곳이 끝방재이다.
이곳에서 실혜산까지는 3.9km이다.
끝방재에서는 오른쪽 산길로 올라가야 한다.

 

끝방재

끝방재에서 미륵봉까지 2km 정도 되는데 오름길이 참으로 길다.
지난달 초에 갔던 깃대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연상되었다.
조망도 없어요, 표식도 없어요, 볼 게 하나도 없는 봉우리지만 여기를 꼭 거쳐야 하니. ㅜㅜ

 

미륵봉 정상

미륵봉에서 실혜산 정상까지는 1.5km 정도 된다.
미륵봉에서 살짝 내려갔다가 다시 봉우리를 3, 4개 넘으며 실혜산으로 올라간다.
실혜산 정상에서도 별 조망은 없다.

 

실혜산 정상

실혜산 정상에서 정승봉까지도 1.5km 된다.
실혜산 정상에서 한동안 가파르게 내려간다.
이렇게 계속 내려가면 어쩌라구. ㅜㅜ
이후 봉우리를 3, 4개 정도 넘는다.
첫 번째 봉우리는 암릉을 타고 올라가느라 네 발로 기어올랐다.
올라가면 조망은 좋다.
이 맛에 힘든 길을 올라가는 거지.
지나온 실혜산도 보이고, 북암산, 억산, 운문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보인다.

 

지나온 실혜산

북암산, 억산

운문산, 가지산

이후 봉우리를 몇 개 더 넘어 정승봉에 도착하였다.
정승봉에서도 조망이 좋다.
북암산에서 억산, 운문산, 가지산, 백운산, 능동산, 천황산이 보인다.
여기가 뷰 맛집이로군.

 

정승봉 정상

억산, 운문산

가지산, 백운산

능동산, 천황산

원래 공지는 정승봉에서 1시 방향으로 내려가 구천산을 지나 도래재로 하산하는 것이지만 대장님 포함 후미 7명은 11시 방향으로 내려가 얼음골로 하산하기로 하였다.(약 3km)
막상 그쪽으로 가보니 가파르고 칼날 능선 같은 내리막이라 계속 이런 길이라면 3시간도 더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런 험한 길은 100m가 안 되어 끝나고 그다음부터는 숲길이 나온다.
계속 내려가다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이정표가 없이 리본만 달려있어 잘 보고 가야 한다.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을 다소 가파르게 내려갔다.
이후 마을이 보이자 마을을 향해 오른쪽으로 무작정 치고 내려갔다.
목요산행은 늘 그러니까 오히려 이런 게 없으면 허전하다. ㅋ
마을길을 따라 얼음골 사과나라로 내려가 산행을 끝냈다.
결코 쉽지 않은 코스였는데 오늘 날씨가 덥지 않아 다행이었다.
얼음골 사과나라 길 건너에 있는 집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주인 할머니께서 사과를 먹으라고 주셨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사과를 버켓에 담아두셨는데 그걸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셔서 큰 사과를 하나 다 먹었다.
얼음골 사과라 그런지 사과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 같이 시원하였다.

 

수색대님께서는 미처 먹지 않고 갖고 내려오신 닭강정을 할머니께 드렸다.
오고 가는 정이 아름답네. ^^
오늘도 하루를 멋지게 보냈다.
다시는 이 산들을 또 오를 일은 없겠지.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한 산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