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3년 4월 20일 목요일 (맑고 더움)
산행코스: 낙안온천 ~ 의상능선 ~ 의상대 ~ 금강암 ~ 원효능선 ~ 금전산 ~ 금둔능선 ~ 낙안온천
산행거리: 4.2km
산행시간: 11:30 ~ 15:45
산행트랙:
등산지도:
멀리 순천으로 간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금전산을 대장님을 졸라 가게 되었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릿지산행이다.
바위를 무서워하면서도 굳이 이런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경치 때문이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어제 잠을 설쳤더니 머리가 무겁고 몸이 찌뿌둥한데 오늘 릿지산행 괜찮을까?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하나님도 참 피곤하시겠다.
일은 지가 벌여놓고 기도를 하니 안 들어줄 수도 없고...
속 터져하면서도 뒷감당하는 부모 심정이겠지?
죄송해요. ㅎ
결론부터 말하면 영혼이 탈탈 털려서 내려왔다.
그래도 다치거나 죽지 않았으니 양호한 거지.
낙안온천 못미처에서 내려 가족묘지 위로 올라가고 있는데 묘지 관리인인지 주인인지 와서는 내려오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여기로 올라가는 게 맞는데 사유지니 할 말은 없다.
100m 거리에 있는 낙안온천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면 원효능선 등산로 입구가 있다.
사실 거기까지 가기 전에도 등산로 입구가 있는데 대장님은 혼자 묘지 위로 올라가셨기 때문에 남은 사람들끼리 우왕좌왕하다가 버스정류장 앞 등산로로 올라갔다.
시작부터 험난하네.
올라가자마자 왼쪽 샛길로 해서 묘지 위쪽으로 갔다.
등산로 입구에서 500m 정도 올라가면 암릉이 시작된다.
의상능선이다.
눈이 지치도록 호강하는 날이다.
올라가는 의상능선도 멋있고, 오른쪽의 원효능선도 멋있고, 왼쪽의 금둔능선도 멋있다.
아래에는 낙안면과 상송제가 그림같이 펼쳐져있다.
암릉은 대부분 슬랩이 아니고 홀드가 있어서 괜찮기는 하지만 역시나 힘들다.
릿지산행인 데다 날씨도 덥고 사진을 찍느라 영 속도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려고 온 거니까.
상송제와 낙안온천(왼쪽 아래 빨간 지붕)
하트 모양 웅덩이
원효능선
하산할 금둔능선
원효능선(왼쪽이 원효대)
의상대까지 올라가면 정규 탐방로와 만난다.
이곳에 개구리가 헤엄치는 웅덩이가 있는데 자연석조여래좌상이라나?
입술만 빨간 마애석불을 구경한 후 돌탑 옆에서 점심을 먹었다.
자연석조여래좌상
의상대 정상
금둔능선
올라온 의상능선
원효능선
점심을 먹은 후 금강암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극락문은 남해 금산에 있는 쌍홍문에서 내려가는 길과 비슷하다.
극락문
가파르게 내려가서 왼쪽으로 가면 원효능선을 만난다.
원효능선을 타고 금전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날씨도 점점 더 더워지고, 원효능선이 의상능선 보다 힘드네. ㅜㅜ
그래도 남해 금산의 팔선대능선보다는 낫다.
의상능선을 배경으로
의상대(왼쪽)와 금둔능선
원효대 정상
의상능선과 의상대
지나온 원효대
암릉을 지나고 산허리길을 돌아서 전망 데크에서 다시 올라가 기진맥진하여 금전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돌탑이 있는 금전산 정상은 나무에 가려 별 조망이 없다.
지나온 원효능선
금전산 정상
이제 헬기 타고 내려가고 싶다~~.
그래도 내 발로 걸어가는 수밖에...
왔던 길로 내려가다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내려간다.
의상대로 내려가기 전에 오른쪽 철문으로 들어가면 금둔능선을 타게 된다.
의상대
역시나 암릉이거나 가파르거나.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양쪽 허벅지 안쪽부터 발끝까지 자꾸 쥐가 나서 엄청 힘들게 내려갔다.
무슨, 무슨 바위들이 있는데 엄지척바위밖에 모르겠다.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인데 뭔 상관이랴.
보고 멋있으면 됐지.
의상대
엄지척바위
의상능선
내려가는 금둔능선
금둔사
산행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쌍암기사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였다.
웬 기사식당?
알고 보니 여기가 소문난 순천 맛집이란다.
한식 뷔페인데 11,000원이다.
반찬들이 다 맛깔나다.
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묵은지 김치찌개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배불리 먹고, 호박죽과 수정과까지 먹고 나니 진짜 배가 터질 지경이다.
이렇게 먹는데도 살이 안 찔 테야?
열심히 먹는데 체중이 늘지 않아 고민이다.
산행을 하려면 어느 정도 체중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가벼워서 좋겠다고 하지만 난 기운이 달려서 힘들다. ㅜㅜ
42kg까지만 이라도 늘었으면...
멋진 산행에 맛있는 음식까지 먹으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진주 언니처럼 앞으로 10년은 더 이런 산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