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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걷기의 세계> (In Praise of Walking)

지은이: Shane O'Mara

 

저자인 셰인 오마라는 더블린 트리니티대학교의 뇌 연구 교수이다.
그는 "가장 단순한 운동"인 걷기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여러 가지 과학적인 실험 결과들을 가지고 설명한다.
먼저 걷기는 신체 각 부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여 노화를 막아줄 뿐 아니라 역노화를 가져오기까지 한다.
걷기는 운동 능력의 발달뿐만 아니라 인지 발달에도 유익하다.
걷기는 뇌를 활성화시키고 혈류를 증가시켜 인지 조절을 향상한다.
움직이기 위해서는 뇌가 필요하며, 식물이나 고착 상태의 동물은 뇌가 없다는 말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라 새로웠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걷는다는 행위는 무수히 많은 사고와 판단을 수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걷기는 지적 능력의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근육이 손실되면 뇌의 기능도 약화된다고 하니 더 열심히 걸어야 할 것 같다.
또한 걷기는 사회적 발달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을 때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게 된다.
앉아서 얘기할 때보다 걸으며 얘기할 때 더 쉽사리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걷기는 몸에도 좋고, 뇌에도 좋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좋다.
Praise walking!
무엇보다 저자가 꼽은 걷기의 최고 매력은 "머릿속의 소란함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사실 바로 이 점이 내가 산행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쓸데없이 생각이 많은 나에게 힘든 산행은 아무 생각 없이 머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두통이 사라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산행이 익숙해진 이후에는 문제를 큰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 난 운동을 무지 싫어하는 편인데 그렇게 열심히 산행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mental refreshment 때문이다.
더구나 저자가 자연 속에서 걷기를 추천하고 있으니 산행이야말로 완벽한 답이 아니겠는가?
산행의 정당성(?)을 입증해주는 책이라 신나게 읽었지만 옥에 티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진화론적인 시각에서 쓴 것은 진화론자가 아닌 내게는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