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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2.10.10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날짜: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춥고, 바람 불고, 간간이 비)
장소: 국립현대미술관(서울)

 

운 좋게 취소자가 나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중섭 전시를 예매하였다.
귀한 그림들을 공짜로 볼 수 있게 해준 고 이건희 회장 유가족들께 감사하다.
이유가 어떻건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12시 예약이라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덕수궁을 둘러보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은 움츠러들지만 오랜만의 고궁 나들이라 기분이 좋다.

 

그런데 추워서 오래 돌아다니지는 못하겠네.
연못 앞 카페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기다리다가 미술관으로 갔다.

 

자신있게 예약한 모바일 패스를 보여주니 이중섭 전은 덕수궁이 아니라 경복궁 앞에 있는 미술관에서 한단다!
아이고, 이를 어째. ㅜㅜ
20분 지나도 입장을 안 하면 취소된다는데 지금 가도 될까?
삼청동에 있는 미술관에 전화해 사정을 이야기하니 사실인지 덕수궁에 있는 직원과 통화해서 확인을 한 후 늦게 오더라도 들여보내주겠다고 한다.
그때부터 열불 나게 뛰어 삼청동으로 갔다.
45분이 다 되어 도착했는데 고맙게도 들여보내준다.
역시 사람이 하는 일에 안 될 건 없어.^^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멍청할 수가. ㅜㅜ
misscat, 완전 허당이라니까.

 

이중섭의 그림은 그의 힘든 삶과는 달리 행복해보여서 뭉클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특히 부인에 대한 사랑이 그림에 잘 드러나 있었다.

 

일본에 있는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세상에 그런 러브레터가 없다.
그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작년에 작고한 이중섭의 부인이 끝까지 재혼하지 않고 먼저 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았나보다.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짧아서 더 애틋한 것이겠지.
그런데 길게 오래 사랑할 수는 없는 걸까?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듯이 사랑을 잃고 나야 사랑의 소중함도 알겠지?
참으로 어리석지만 그러니까 신이 아니라 인간이지.
하지만 훗날 후회할 정도로 너무 어리석지는 않게 하소서.

 

전시를 보고 나와서는 미술관 바로 옆에 있는 <두레>라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춥고 배고파서 맛집을 찾아다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좋은데 음식은 평이하다.

 

점심 식사 후 나온 김에 경복궁도 돌아보고 싶었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고 추워서 북촌만 한 바퀴 돌았다.
궂은 날씨에도 이중섭의 따뜻한 그림 덕에 마음이 훈훈했다.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한 그림들이었다.

 

https://youtu.be/ajyUzhri4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