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2022.10.06 꿩 대신 닭도 좋다

오늘은 가을 단풍을 보러 설악 안산으로 가는 날이다.
단풍이 어디메쯤 내려왔을까 잔뜩 설렌다.
비 소식이 있어 마음을 졸이며 산행 일을 기다렸다.
오랜만의 원정 산행이라 못 일어날까봐 걱정이 되어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하였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일기예보를 보니까 오후에 잠시 비가 오는 걸로 나온다.
제발 산행을 마칠 때까지 비가 안 오기를 빌었건만 장수대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었다.
파란 하늘도 간혹 보이는데 다시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하루 종일 비가 온단다. ㅠㅠ

 

장수대에서 바라본 주걱봉

비 맞으며 산행하기가 싫어서 플랜B로 남교리에서 우산을 쓰고 12선녀탕 계곡을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장수대에서 내렸던 사람들이 다시 버스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비 때문에 장수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설악산 탐방로가 통제란다.
고심 끝에 대장님께서는 탐방로가 열려있는 토왕성 폭포와 울산바위로 산행지를 바꾼다고 하신다.
이 빗속에 산행할 생각 없는 나와 진주 언니, 임병수운님은 택시를 타고 동명항으로 갔다.
그리하여 홍게찜과 튀김, 모둠회를 먹었다.
홍게 6마리 5만원, 회 3만원, 튀김 1만원.

 

먹기 좋게 손질해준 홍게찜과 게딱지 밥을 게 눈 감추듯 먹고, 싱싱한 자연산 간재미와 놀래미 등으로 뜬 회도 맛있게 먹었다.
푹 끓인 매운탕도 맵지 않고 국물 맛이 진하여 일품이었다.
여기까지만 먹었어도 이미 용량 초과인데 튀김까지 먹었으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먹은 후 척산 온천으로 가서 호사를 누렸다.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며 노천탕에 앉아있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우나 후 시원한 청포도 쥬스 두 잔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설악동으로 돌아가니 비를 쫄딱 맞고 산행을 한 산우들이 우리를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ㅎ
그런데 너무 먹었나?
명치가 꽉 막힌 듯 하고 배가 아파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고생을 하였다.
그래도 배 터져 죽은 귀신은 때깔이 좋다잖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