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7월 7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추성 주차장 ~ 칠선교 ~ 칠선계곡 ~ 비선담 ~ 용소 ~ 추성 주차장
산행거리: 8.1km
산행시간: 12:37 ~ 16:40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제 저녁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번개가 치며 미친 듯이 비가 쏟아졌다.
예전에 몽골에서 비박하며 경험했던 그런 끔찍한 비다.
하지만 함양으로 내려가며 보는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너무도 화창하다.
세상의 더러움이 조금은 씻겼을까?
오랜만의 원정산행이라 그런지 잠을 설쳤다.
언제까지 등산을 할 수 있을까?
등산을 못하게 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다닌 것만 해도 감사하지.
감사함을 잊지 말라고 약함을 허락하시는 것 같다.
오늘은 원래 창암산을 갔다가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인데 바로 칠선계곡으로 가기로 하였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대장님이 그러라고 했고, 몸도 안 좋고, 날씨도 덥고, 오지 수준이라 창암산 올라가는 길 찾기가 힘들고, 너무 가파르고, 조망도 없고, 인증할 정상석도 없고...
핑계 없는 무덤 없다더니.
어쨌든 여름엔 계곡이 정답이야.
하지만 계곡만 가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을 것 같아 1km쯤 거리에 있는 벽송사와 서암정사를 가보기로 하였다.
길은 아스팔트길이라 편하긴 한데 벽송사 올라가는 길이 왜 이리 가팔라?
차라리 산행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벽송사는 아담한 절이다.
크게 볼 것은 없으니까 구태여 힘들게 올라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벽송사
하지만 서암정사는 꼭 봐야 한다.
대웅전에 있는 불상을 빼고는 모든 것이 바위에 조각되어있는 석굴법당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 바위 면에 사천왕상이 새겨져있다.
서암정사 사천왕상
예쁜 돌문을 지나면 대웅전이 나오는데 대웅전 옆에는 황목란이라는 큰 후박나무가 있다.
그 때문인지 대웅전도 금색 톤이다.
대웅전
서암정사 황목란
석굴암과 같은 굴법당이 있지만 사진 촬영 금지라 찍지 못하였다.
산신각과 독성각도 바위에 상을 조각하고 법당은 작은 석굴로 되어있다.
심지어 창고조차 굴 형태이다.
굴법당
독성각
창고
연못도 예쁘고, 나무를 깎아 만든 용도 멋있다.
참으로 특이하고 예쁜 절이다.
서암정사를 나와 다시 추성 주차장으로 가서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추성마을은 예전에 왔을 때와 너무도 달라져있었다.
한 마디로 개발되었다고 할까?
마을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면 칠선계곡 탐방로 입구가 나온다.
산을 에둘러 내려가면 두지동마을이 나온다.
두지교를 건너면 백무동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비선담 쪽으로 내려간다.
대나무 숲을 지나 내려가면 빨간 칠선교가 나온다.
칠선교는 흔들다리이다.
칠선교
예전과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
2013년 9월 3일
칠선교를 건넌 후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칠선계곡 트레킹은 계곡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곡 옆의 산길을 걷는 것이다.
따라서 오르내림이 있다.
어느 정도 가면 물소리가 들리며 오른쪽으로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선녀탕을 지나고, 옥녀탕을 지나 비선담까지 갔다.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비선교 역시 출렁다리이다.
근데 이 출렁다리는 철로 만들어놓아 삐꺽거리고 엄청 흔들린다.
재미있어서 두 번 왔다 갔다 했다.
비선교
비선담 지킴터
비선교를 건너 조금만 가면 철문이 나오고 등로가 막힌다.
그 다음부터는 예약제로 신청을 하고 가야 한다.
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3.5km 정도 올라가면 천왕봉에 도착한다.
이 코스는 wishlist에 있던 코스였는데 올라가는 계곡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 목록에서 지웠다.
이제 되돌아 내려가면 된다.
'오늘은 기필코 알탕을 하리라' 결심하고 속옷까지 완벽하게 챙겨왔는데, 올라갈 때만 해도 더워서 계곡 물에 풍덩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옥녀탕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나도 저렇게 해야지' 했는데 계곡 물에 발을 넣는 순간 머리끝까지 찬 기운이 쑥 올라온다.
아이고, 발 시려.
난 알탕은 안되겠다.
오늘도 실패. ㅜㅜ
옥녀탕에서 창암산을 갔다 온 분을 만났는데 길도 없고 가팔라서 힘들었다고 한다.
이런 말 들으면 안심이 된다니까. ㅎ
추성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용소에 들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물이 섬뜩하게 보일 정도이다.
극성맞게 용소폭포 상류까지 올라가본 후 추성 주차장으로 되돌아갔다.
용소
주차장 앞에 있는 식당에서 열무국수를 먹었다.
와, 이렇게 맛있는 열무국수는 서울에서 찾기도 힘든데.
살얼음이 낀 맛있는 열무국수를 먹고, 팥빙수도 먹었다.
국산 팥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대박!
이 집 맛집일세.
오리주물럭과 염소 고기도 파는데 분명 다 맛있을 거 같다.
시원하고 즐겁게 트레킹을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