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1월 18일 수요일 (눈)
산행코스: 드르니 매표소 ~ 순담 계곡 잔도 ~ 순담 매표소
산행거리: 3.6km
산행시간: 09:35 ~ 11:04
산행트랙:
등산지도: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와 물윗길을 걸으러 간다.
몇 년 전 얼음트레킹을 하려다가 춥지 않아서 못했는데 오늘은 꽝꽝 얼어있을 것 같다.
지난 월요일에 소백산 자락길을 걸으며 너무 추웠기 때문에 오늘은 단단히 무장을 하였다.
내의를 입고, 패딩 바지에 롱 패딩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속장갑과 벙어리 장갑을 꼈다.
이 정도면 될까?
버스 안에서 후리지아 대장이 한파가 발령된 데다 눈까지 온다는 둥, 잔도가 미끄러워 넘어진 사람이 많다는 둥 엄청 겁을 준다.
어쩌라고. ㅜㅜ
드르니 매표소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눈이 떨어진다.
하루 종일 내릴 기세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는 드르니에서 순담까지 이어진다.
대인 입장료는 10,000원인데 철원사랑상품권을 5천원 준다.
몇 번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지만 거의 평지라 힘들지는 않다.
단지 눈을 열심히 치우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눈이 떨어지는 바람에 금방 다시 쌓여 길이 미끄러웠다.
눈 오는 날 잔도를 걷는 기분이 꽤 괜찮네.
바닥이 내려다보이는 철망 구간도 있고, 유리 바닥으로 된 구간도 있고, 스카이 전망대도 있고, 출렁다리도 있고, 군데군데 쉼터가 있어 가족 여행지나 데이트 코스로 정말 좋을 것 같다.
봄이나 여름은 너무 더울 것 같고, 가을 단풍철이나 겨울이 좋을 것 같다.
점점 눈발이 굵어져서 챙 없는 모자를 쓰고 왔더니 사정없이 얼굴에도 내려앉는다.
워셔블 마스카라가 눈 밑에 떨어져 분명 피에로처럼 보일 것이지만 개의치 않고 마냥 신난다.
오랜만에 천사도 만들어보고, 혼자 러브스토리 흉내를 내며 눈도 날려보는 등 기분을 내는데 우렁찬 방송 소리가 들린다.
기상 악화로 관람로를 폐쇄한다고 빨리 나오란다.
헉! 그럼 물윗길은?
저 아래 물윗길이 보이는데 오늘은 못 간단다.
힝 ㅜㅜ
(이렇게 누워서 만들면,)
(이런 천사가 된다.)
물윗길
순담 매표소로 나가 버스를 타고 고석정으로 가서 철원사랑상품권을 사용하여 만둣국을 먹고 고석정을 구경하였다.
고석정 앞으로도 물윗길이 지나가는데 볼수록 아쉽다.
그래도 눈이 내려서 너무 좋다.
다시 버스를 타고 비둘기낭폭포로 갔다.
예전에 지장산으로 가는 길에 비둘기낭폭포를 구경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했다.
겨울 폭포는 어떤 모습일까?
드넓은 주차장과 캠핑장은 텅~ 비어있었다.
나뭇가지마다 눈이 목화송이처럼 피어있어 썰렁한 주차장이 아름다운 눈밭으로 보였다.
비둘기낭폭포로 가니 역시 탐방로 통제란다.
처음 와본 것은 아니니 아쉽지는 않지만.
대신 눈 쌓인 주차장에서 어린아이처럼 놀았다.
누가 뭐래도 오늘도 내 인생의 아름다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