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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1.08.08 영화 <모가디슈> (Escape from Mogadishu)

날짜: 2021년 8월 8일 일요일 (맑은 후 비)
장소: CGV

 

인간관계는 언제나 딜레마다.
너무 멀면 외롭고, 너무 가까우면 상처 받거나 힘들고.
난 전자를 택했으니 평생 고독은 내 친구다.
감정적인 교류가 없이 허공을 떠도는 이야기들만 오고 가는 자리에 앉아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는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혼자 노는 것이 낫다.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주말에는 영화를 안 보지만 오늘은 이래저래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 영화관을 찾았다.
요즘 핫하다는 <모가디슈>.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내가 좋아하는 조인성도 나온다. ㅋ
영화가 끝나고 나니 창자가 끊어질 듯이 고통스러운 선율을 이어가는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흘러나오던 <플래툰>의 끔찍한 장면도 생각나고,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에서 마지막에 말론 브란도가 "Horror, horror!" 하던 장면도 생각난다.
목이 날아가고 피가 튀기는 장면보다도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이며 대사다.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영화관을 나오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소말리아는 30년째 내전을 겪고 있다.
헛헛하던 마음이 슬픔으로 채워지며 그러한 감정적 사치가 부끄러워졌다.
그 땅에 하나님의 긍휼이 임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