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2월 1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위령탑 ~ 망월봉 ~ 시름교 ~ 파장봉 ~ 위도항 방파제
산행거리: 3.6km
산행시간: 11:00 ~ 13:2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예전에는 섬 산행이 무박으로 공지가 올라왔었는데 요새는 당일로도 올라온다.
무박 산행을 못 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희소식이다.
오늘은 부안 위도로 가기 위해 버스 출발 시간이 30분 앞당겨져 6시 30분에 출발하였다.
휴게소에도 들리지 않고 바람같이 달려간 덕에 3시간도 안되어 격포항에 도착하였다.
서둘러 9시 20분에 출항하는 배를 타고 위도로 향하였다.
우리나라 여객선 선실에는 뜨끈뜨끈한 온돌 바닥이 있어서 정말 좋다.
따뜻한 선실 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늦은 아침을 먹었다.
격포를 출발한 배는 50분 후 위도항이 있는 파장금마을에 도착하였다.
위도는 고슴도치 모양이라 고슴도치 <위> 자를 써서 위도라고 한단다.
파장금마을은 고슴도치 입에 해당한다.
위도항/파장금마을
위도에는 버스 1대와 택시 1대밖에 없다고 한다.
배가 들어오자 어디선가 쏜살같이 빨간 버스가 나타났다.
일행들은 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인 깊은금 해수욕장으로 갔다.
하지만 오늘 나의 산행 concept는 여유와 휴식이다.
오랜만에 같이 산행을 하게 된 친구와 함께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마을 구경을 하며 슬렁슬렁 위령탑까지 걸어갔다.
바닷물이 빠져 멀리까지 갯벌이 드러나 있었고, 바로 앞에 있는 정금도까지는 바닷길이 열려있었다.
서해훼리호참사위령탑은 1993년 임수도 부근에서 서해훼리호가 침몰하여 362명 중 292명이 사망한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세운 것이란다.
임수도 부근의 바다가 바로 심청이가 뛰어든 인당수이다.
물살이 센 곳이라고 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20년이 지났는데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아름다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왜 그리 아름답지 못한 지. ㅠㅠ
서해훼리호참사위령탑
위령탑 맞은편에는 화장실을 새로 짓느라 공사 중이었다.
화장실 오른쪽에 망월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었다.
망월봉까지 800m밖에 안 된다.
그래서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눈이 쌓인 등산로를 아이젠 없이 올라가려니 좀 미끄럽고 위험했다.
하지만 가파른 대신 조금만 올라가도 조망이 트인다.
산행을 시작한 위령탑과 그 앞의 정금도, 고슴도치 먹이에 해당하는 식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배를 타고 들어온 위도항이 있는 파장금마을, 왼쪽으로는 고슴도치 발에 해당하는 벌금리와 진리가 보인다.
벌금리와 진리
정금도와 식도
위도항이 있는 파장금마을
경치에 취해 오르다 보면 금세 정자가 있는 망월봉에 도착한다.
오늘 날씨가 좋아 망월봉에서는 멀리 고군산군도가 보였다.
망월봉 정상
고군산군도
망월봉에서 한참 사진을 찍으며 놀다가 시름교 쪽으로 내려갔다.
시름교로 내려가는 길은 사람 발자국은 안 보이고 동물 발자국만 보였다.
이게 누구 발자국일까?
시름교로 내려가는 길은 중간 중간 가파르고 암릉 구간도 있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되어있어 위험하지는 않았다.
또한 전망이 좋은 곳마다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멋진 서해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가파르게 내려와서 뒤돌아본 망월봉)
해안일주도로
변산이 바라다보이는 쉼터
망월봉에서 지나온 길
시름교와 파장봉
변산
가다 쉬다 하며 시름교까지 천천히 내려갔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정말 환상적이다!
시름교
시름교에서 파장봉까지는 400m만 가면 되는데 잠깐 동안은 아주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오늘따라 유난히 맥을 못 추는 친구를 기다리며 슬로우 모션으로 파장봉까지 갔다.
깊은금 해수욕장에서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은 망월봉에서 위령탑으로 하산을 하기로 되어있다.
그런데 위도에서 조망이 가장 멋있는 곳이 파장봉인것 같다.
산행을 시작한 위령탑과 그 앞의 정금도, 식도도 보이고, 망월봉에서부터 지나온 능선도 보이고, 고군산군도와 변산이 바다 건너 있다.
가슴이 탁 트이는 경치이다.
위도에 와서 파장봉을 안 간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따라서 오늘도 나의 선택은 탁월하였도다. ㅋㅋ
단지 파장봉 정상이 좁아서 쉼터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파장봉 정상
망월봉
위령탑과 정금도, 식도 (그 사이 물이 들어와 정금도 가는 길이 끊겼다.)
고군산군도
정상석 받침대에 앉아 간식을 먹고 위도 방파제 쪽으로 내려갔다.
10m 정도의 짧지만 멋진 암릉 구간이 있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위도 방파제에 도착한다.
차가운 북풍이 강하게 불어 몸이 비틀거릴 정도였다.
위도항
출항 시간까지 1시간 30분이 남아 점심을 사 먹기로 하였다.
요새가 아귀 철인 것 같은데.
2년 전 진해 웅산에 갔다가 먹은 아귀수육이 너무 맛있어서 아직도 생각이 난다.
섬에 왔으니 혹시나 아귀수육을 먹을 수 있을까 하여 돌아다녔지만 문을 연 음식점이라고는 중국집 한 곳밖에 없었다. ㅠㅠ
그래서 할 수없이 짜장면과 군만두를 먹었다.
섬에 와서 짜장면과 군만두라니!
3시에 배를 타고 격포항으로 나가니 수산시장이 있었다.
여기 와서 1시간 정도 시간을 줬으면 아귀수육을 먹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는데. ㅠㅠ
오늘 산행은 정말 좋았지만 먹거리는 빵점이다.
사당에 도착하니 7시다.
섬에 갔다 왔는데 7시밖에 안되었다!
격포항에서 시간 좀 주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ㅠㅠ